일본 소니가 독주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가정용 비디오게임기 시장에서 닌텐도와 세가 엔터프라이즈의 대대적인 반격이 시작됐다.
세가는 오는 11월 시판키로 한 신형 게임기인 「드림캐스트」를 앞세워 총력전을 펼칠 기세인데다 닌텐도도 다음달부터 「NINTENDO64(N64)」의 가격을 대폭 인하하기로 한 데 이어 최근에는 허드슨사와 공동으로 게임 소프트웨어(SW) 개발회사를 설립하는 등 N64의 보급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전략을 세워놓고 있어 이 시장을 둘러싼 3사의 경쟁분위기는 어느때보다 뜨거워질 전망이다.
가정용 비디오게임기 시장은 94년 이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세가의 「세가새턴」, 닌텐도의 「N64」 등이 3파전 양상을 띠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현재 소니가 전체 시장의 50% 이상을 독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니는 지난 98회계연도(97년 4월∼98년 3월)에 게임부문에서 플레이스테이션과 관련한 게임기 및 SW가 세계 각 지역에서 호조를 보인 데 힘입어 전년도에 비해 72.3%나 늘어난 7천2백25억5천1백만엔의 매출액을 올렸고 영업이익도 2배 이상 늘어난 1천1백69억3천6백만엔을 기록했다.
소니의 지난해 게임기 총 출하대수는 전년도의 9백20만대에서 1천9백37만대로 증가했으며 지난 3월까지 기록한 누계 출하대수는 3천2백82만대에 달했다. 특히 플레이스테이션용 SW의 경우 일본에서는 자동차 레이싱게임인 「그랜 트리즈모」와 골프게임인 「민나노 GOLF」가, 미국에서는 「NFL 게임데이98」 등이 지난해 1백만개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그동안 세가새턴으로 시장공략에 주력해온 세가 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해외시장에서 벌인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인한 타격과 미국 자회사가 안고 있던 누적손실의 계상으로 인해 경상이익이 전년도에 비해 66.9% 줄어든 1백10억엔에 그쳤다. 일본시장에서 기록한 세가새턴의 누계 출하대수는 지난 3월말 현재 플레이스테이션의 1천1백51만여대에 크게 못미치는 5백60만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세가는 새로 준비한 드림캐스트라는 비장의 무기로 비디오게임기 시장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함으로써 소니에 내준 자리의 회복과 실적부진의 만회라는 두 마리 토끼몰이에 나설 채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소니가 美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동 개발한 드림캐스트는 게임기로는 세계 최초로 「윈도CE」를 탑재했고 히타치제작소의 2백㎒급 명령어축약형컴퓨팅(RISC)형 CPU를 비롯해 NEC의 3D 그래픽칩인 「파워 VR2」, 야마하의 사운드 프로세서 「XG」, 12배속 CD롬 드라이브, 33.6kbps 모뎀 등을 탑재한 1백28비트 차세대 가정용 게임기로 3차원 컴퓨터 그래픽스의 처리능력을 세가새턴의 10배 이상으로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음질도 CD 수준으로 향상시켰다.
특히 최근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네트워크 게임도 지원할 수 있어 향후 드림캐스트의 시장전개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가의 한 관계자는 『드림캐스트가 세계시장에서 자리잡을 경우 오는 2001회계연도에는 매출액이 6천억엔을 바라보게 될 것』이며 『이 중 드림캐스트와 관련한 사업에서만 3천억엔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한편 닌텐도는 지난해 휴대형 게임기인 「게임보이」 관련상품의 호조와 구미지역을 중심으로 한 N64의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전년도에 비해 25% 증가한 4천3백18억엔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SW부족으로 인해 일본시장에서만은 만성적인 판매부진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시장에서만 볼 경우 지난 3월까지 출하된 N64의 누계 판매대수는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세가새턴에 크게 못미치는 3백15만대에 그치고 있다.
더구나 최근 미국의 페이필드 리서치, 게임위크지 등이 「게이밍 2001 스터디」라는 주제 아래 소비자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N64를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세가의 세가새턴 기종을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에 비해 다른 기종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고 특히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닌텐도를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닌텐도는 최근 SW분야의 보강작업에 착수한 데 이어 N64의 가격인하에 나서는 등 갖가지 전략을 구사하면서 플레이스테이션에 내준 가정용 비디오게임기 시장의 만회를 위한 반격을 본격화하고 있다.
닌텐도는 우선 다음달부터 N64의 가격을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세가새턴에 비해 각각 4천엔과 6천엔씩 낮은 1만4천엔선으로 내리기로 발표하고 가격 대 성능비에서 우위를 차지함으로써 N64의 보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닌텐도는 또 오는 8월부터는 자사의 휴대형 게임기인 게임보이용 SW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포켓몬스터(포케몬)」를 N64에서도 즐길 수 있게 한 「포케몬 스타디움」을 선보이기로 한 데 이어 최근에는 유례없이 SW업체인 허드슨사와 공동 출자로 「마네기(招布)」라는 N64용 게임SW 개발회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SW 개발작업에 착수했다.
닌텐도가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던 SW업체와의 「밀월여행」에 나선 데는 전문 SW 개발업체를 통해 반응이 좋은 게임보이용 SW를 N64용으로 새로 선보임으로써 게임보이에서 받은 인기를 N64로 연장시키려는 전략이 저변에 깔려 있다.
또 연내에는 N64의 기능을 확장할 수 있는 주변기기인 「N64 디스크드라이브」도 선보여 게임기 판매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처럼 세가, 닌텐도 등이 무서운 기세로 반격해오고 있는 가운데 소니도 내년 중에는 세가의 드림캐스트보다 성능이 뛰어난 플레이스테이션의 후속 기종을 선보여 독주상태를 유지해나갈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향후 가정용 비디오게임기 시장의 경쟁은 차세대 첨단기종으로 이어지면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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