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 수출이 올해 6%정도 증가하고 내년이후 부터는 11%내외의 견실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또 전자산업의 재도약 여부는 자유화 추세로 치닫고 있는 국제통상환경과 개방적인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우리나라 경제시스템의 변화에 얼마만큼 능동적으로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산업연구원은 19일 발표한 「전자산업의 수출전망과 국제통상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의 전자산업 수출 부진이 무역금융 애로를 비롯한 수출부대비용 상승, 수출단가 하락, 기업 부도확산에 따른 생산기반 약화와 대외신인도 저하, 아시아경제위축과 경쟁심화 등 수출전반의 문제는 물론 정보화 진전 및 국내 경쟁력 구조변화에 따른 구조조정 미흡과 반도체에 지나치게 의존한 전자산업 고유의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산업연은 따라서 부실금융기관과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수출전반의 문제가 해결되고, 업계를 중심으로 시작된 정보화 추진과 사업구조전환 움직임이 가시화할 경우 전자산업 고유의 문제도 개선돼 전자산업 수출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품목별 수출전망을 보면 가전은 그동안 부진세를 보이던 컬러TV, VCR 등 영상음향기기의 수출이 최근 원화절하에 따른 가격경쟁력 회복과 월드컵 특수로 다소 개선되고 있고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 백색가전이 이상기후와 독립국가연합, 중남미, 중동, 오세아니아 등 신시장 개척에 힘입어 올해 1%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기적으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디지털방송 개시와 멀티미디어화 진전으로 위성수신기, 디지털TV, DVD 등 정보가전제품이 호조를 나타내 2003년까지 5%내외의 수출증가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 수출은 올 1.4분기중 전년동기대비 4.2%감소했으나 하반기부터 윈도98 출시를 계기로 신규 및 대체수요가 발생하고 인터넷 확산으로 컴퓨터 이용자의 저변이 확대돼 올해 10%내외의 신장률울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정보화 및 멀티미디어화가 급진전되면 PC뿐만 아니라 대용량 HDD, 고속 CD롬 드라이브 등 주변기기에 대한 세계수요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 앞으로 수년간 10%이상 수출신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통신기기는 유선통신기기의 수출이 부진하겠지만 지난해부터 호조를 보이고 있는 고부가가치 무선통신기기와 교환장비 수출이 활기를 띠어 올해 중 수출증가율이 20%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됐다.장기적으로도 WTO기본통신협상 및 ITA의 발효로 세계통신시장이 글로벌화하여 이동통신단말제품을 중심으로 2003년까지 16%대의 수출증가율을 보일 전망이다.
반도체는 메모리제품의 최대수요처인 PC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더라도 가격 약세가 지속돼 올해 수출이 6%정도 증가에 그치지만 장기적으로는 윈도98의 보급과 인터넷 및 전자상거래, 멀티미디어화 등으로 고급PC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앞으로 수년간 연평균 10%이상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메모리반도체 위주의 수출은 현재 과당경쟁으로 인한 공급과잉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어 큰 폭의 신장을 기대하기 어렵고 2000년대에는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산업연은 내다봤다.
일반전자부품은 인쇄회로기판(PCB), 액정디스플레이, 전자관 등의 수출이 꾸준한 증가추세를 나타내지만 지난해부터 수출이 10%이상 감소하고 있는 자기헤드, 자기테이프 등 기능부품의 경우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장기적으로는 이동통신, PC, 디지털TV 등의 수요증가로 액정디스플레이 및 디지털TV 브라운관, 다층 PCB 등 고급부품에 대한 수출이 호조를 나타내 앞으로 5년간 7%내외의 수출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박기홍 전자, 정보산업연구실장은 『전자산업이 정보시대의 중심산업으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경쟁력 및 시장확보를 위한 국가간 경쟁이 격화돼 통상문제를 비롯한 제2차 정보기술협정과 전자상거래 자유화 및 표준화 등과 같은 문제들이 세계적 현안으로 불거지고 있다』며 『우리 전자업체들도 이 같은 세계동향과 국내외 기업들의 세계화전략 추진 추세에 맞춰 글로벌기업을 발전해야만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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