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오디오사업 어디로 흘러가나

최근 오디오사업을 중국 혜주법인으로 이관한 삼성전자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환율인상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상을 깨고 중국 현지공장에서 생산한 오디오 제품을 계속 역수입하는가 하면 LG전자와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고급형 헤드폰카세트시장에서 출하가 밑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이같은 사업추진은 IMF한파에 따른 환율인상으로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긴 가전3사의 오디오사업과는 동떨어진 사업전략으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내 생산기반이 전혀 없던 대우전자의 경우 환율이 안정될 때까지 역수입을 중단하고 국내 업체로부터 OEM물량을 대폭 늘려 사업을 유지하기로 방침을 정했으며 연초 홈오디오 전 모델을 중국으로 이전했던 LG전자도 일부 모델을 OEM공급받은 데 이어 최근엔 중국에서 미니컴포넌트 등 몇몇 모델의 금형을 국내로 역이전해온 상태다.

대우전자와 LG전자가 아웃소싱을 확대하고 생산라인을 역이전해온 것은 1천4백원대 안팎의 현재의 환율로선 중국에서 역수입한 제품으로는 도저히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수출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키로 하고 중국 혜주법인으로 오디오사업을 이관하면서 내수는 국내 관련업체로부터 OEM 조달물량을 대폭 확대하는 쪽으로 사업방향을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문업체들은 삼성전자 특수를 잔뜩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인지도와 유통망을 이용하면 IMF불경기 극복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최근 느닷없이 사업방향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 일부 모델만 OEM물량으로 충당하고 운영모델의 대다수를 혜주공장에서 역수입한 제품으로 라인업을 갖춰 나가기로 사업계획을 확정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중 5개 모델을 혜주공장에서 반입한 데 이어 지난달 마이크로와 미니급 오디오를 각각 1개모델씩 역수입해왔다. 올해 총 12개의 신모델을 운영키로 한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10개 모델을 출시했는데 이 가운데 7개 모델을 혜주에서 생산한 자체모델로 충당했으며 하반기 출시예정인 2개 모델도 중국에서 들여올 계획이다.

환율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듯 역수입을 강행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이같은 사업에 대해 경쟁사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눈치다.

『환율이 최소한 1천1백원대 밑으로 떨어지면 다른 부문에서의 원가절감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도 있지만 지금의 환율에선 중국에서 역수입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이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IMF한파 이후 중국에서 역수입하는 것과 아웃소싱을 확대하는 문제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지만 전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또 『설계 변경을 통해 원가부담을 많이 낮추고 제품가격을 소폭 인상하는 등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전제하면서 『하지만 환율이 안정될 때까지 어느 정도의 적자는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게 삼성측의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1천4백원대의 높은 환율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역수입을 통해 오디오사업을 지속하려는 것은 내수기반을 유지하고 기업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선 다소의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자체모델의 운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어쨌든 삼성전자가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의욕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오디오사업이 침체된 국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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