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통부 산하조직의 개편

최근 들어 정보통신 관련 산하기관 및 단체를 개편해야 한다는 정부의 방침이 정해진 것 같다. 또 그것이 IMF체제 아래서 업무의 효율화에 초점을 맞춰 축소개편해야 한다는 데도 대체적인 인식이 모아진 듯하다.

정보통신부는 산하기관 및 단체의 업무효율화를 추진하기 위해 업무성격이 중복되는 일부 기관을 통, 폐합하기로 하고 최근 각 산하단체들의 기능과 역할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조직개편과 관련된 마무리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정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산하기관 및 단체의 조직개편안을 보면 현재 별도로 운영되고 있는 한국정보문화센터와 한국정보보호센터는 한국전산원에 흡수 합병하고, 소프트웨어진흥센터와 멀티미디어컨텐츠진흥센터 및 한국컴퓨터프로그램보호회를 새로 신설될 「소프트웨어진흥원」에 흡수시켜 앞으로 정보통신 관련 산하단체를 전산원과 소프트웨어진흥원을 양대 축으로 끌고 가겠다는 것이다.

또 현재 정보통신공제조합과 소프트웨어공제조합으로 양분돼 있는 관련조합도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 정통부의 최종안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정보통신 관련 기관 및 단체의 조직개편이 당초 의도대로 업무의 효율성 제고에 초점을 맞춰 힘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본다. IMF체제 이후 각 기업들이 불황극복을 위해 원가절감 등 구조조정을 통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것에 비춰 볼 때 그동안 방만하게 운영해 온 정보통신 관련 기관 및 단체들의 이번 개편 작업도 고통분담 차원에서 조직의 통, 폐합을 통해 쓸데없는 인력을 대폭 줄이는 형태로 나타나야 할 것이다.

전시행정 차원에서 특정 단체나 기관의 간판을 내리고 이쪽 사람을 저쪽으로 옮기는 식으로 추진해서는 당초 목표로 했던 업무의 효율화를 꾀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개편 작업에서 특히 관심을 갖는 것은 소프트웨어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신설될 소프트웨어진흥원이다. 정통부는 앞으로 설립될 소프트웨어진흥원으로 하여금 소프트웨어 창업 공간, 기술 및 장비개발 지원, 수출업무 지원 등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의 종합지원 역할을 맡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신설될 진흥원이 이번에 흡수 합병되는 소프트웨어진흥센터 및 멀티미디어컨텐츠센터 그리고 한국컴퓨터프로그램보호회가 그동안 추진해 오던 업무를 재조정 없이 그대로 수행한다면 이는 오히려 소프트웨어진흥원을 비대하게 만들고 나아가서는 소프트웨어 진흥 업무를 중복으로 수행해 예전보다 더 비효율적으로 흐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 소프트웨어진흥원의 기관장 위상을 높여 소프트웨어 진흥이 이루어진다면 원장을 차관급으로 격상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지만 신설 진흥원의 역할이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부정책을 역동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기관장의 차관급 격상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지적하고 싶다.

소프트웨어진흥원이 소프트웨어진흥센터 및 멀티미디어컨텐츠센터와 컴퓨터프로그램보호회를 통합해 세워지더라도 그동안 컴퓨터프로그램보호회가 수행해 오던 저작권 등록 업무 등은 소프트웨어산업 발전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업무인 만큼 다른 조직의 업무와 분명히 차별화돼야 하며 업무를 강력하게 추진할 새로운 조직의 신설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정부는 또 그동안 별도로 운영돼 오던 한국정보문화센터, 한국정보보호센터를 흡수 합병하는 한국전산원과 소프트웨어진흥원의 역할분담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 산하기관의 재편을 계기로 두 조직의 담당업무를 명확하게 규정지을 필요가 있다. 그동안 정부의 정보통신 관련 정책수립을 지원해 온 한국전산원과 신설될 소프트웨어진흥원의 업무가 현재로서는 정확하게 구분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어차피 정통부가 산하기관 및 단체의 개편을 추진키로 결정하고 각 조직에 대한 기능과 역할조사에 착수했다면 성공적인 개편을 이뤄내기 위해 과감한 결단과 신속한 업무처리로 마무리짓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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