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IMF시대 이사람을 주목하라 (16)

SEA 이순자 사장

아무리 불황이라도 되는 사업은 있다. 나빠진 상황이 오히려 필요로 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SEA 이순자 사장은 IMF라는 상황을 사업의 기회로 연결한 사람이다.

SEA는 냉난방기 AS와 중고품 전문취급 체인점 사업을 하는 업체인데 IMF로 전국민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아나바다」운동에 딱 들어맞는 사업 아이템을 갖고 있다.

이 사장이 독자적인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지난해 하반기 중소 난방기기 업체들이 속속 문을 닫으면서부터다. 그는 중소 난방기업체 제품의 AS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에 착안, 전국적인 체인망을 갖추면 사업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AS체인점 사업에 착수했다. 중고 냉방기 판매사업은 부수적으로 사업내용에 포함시켰다.

이 사장은 1억원 정도의 자금을 마련, SEA를 설립하는 한편 무악재역 인근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사업에 착수하자마자 IMF 사태가 발생했고 우선 계절장사인 중고 에어컨사업을 시작했다. 각종 신문과 물류정보지에 광고를 통해 중고 에어컨을 구매하기 시작, 3백여대를 확보한 뒤 지난 2월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중고에어컨 사업은 예상보다 잘돼 사업초기에는 하루에 한두 대밖에 판매되지 않던 것이 5월부터는 하루 3~4대씩 판매되고 있으며 이달 들어서는 하루에 4~5대씩 판매되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팔려는 사람과 구매하려는 사람, 에어컨을 바꾸려는 사람들이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 제품확보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중고품이면서도 1년 동안 AS를 보장하고 순정부품으로 수리해 LG, 삼성 대기업 AS센터에서도 수리받을 수 있도록 해 신뢰가 쌓이면서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 이 사장은 8월까지 계속될 중고 에어컨 수요가 전체 사업 기반을 안정시켜줄 것으로 기대했다.

중고 에어컨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이 사장이 추구하고 있는 것은 프랜차이즈 사업이다. 냉난방기, 특히 난방기의 경우 고장이 잦은 품목이고 업체가 문닫는 곳이 많아 AS체인점 사업은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체인점에게 중고에어컨 사업도 할 수 있도록 하고 필요한 제품도 공급할 예정이다.

전국에 1백50개 체인점을 두는 게 이 사장의 목표다.

서울 본사에 상황실을 두고 전국에서 들어오는 AS요청을 취합해 가까운 지역 체인점에 정보를 전달하는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체인점들은 현지에서 SEA간판을 걸고 냉난방기 수리는 물론 중고 에어컨 구매, 판매 등 독자적인 사업을 실시할 수 있다. 5월부터 시작한 체인점 사업은 현재 5개를 확보하고 있는데 연말까지 1백개 이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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