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업계의 구조조정과 관련해 우리 업계에 가장 유행하고 있는 말 가운데 하나가 바로 빅딜(Big Deal)이다. 이는 원래 「덩치가 큰 거래」라는 의미의 영어다.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그룹간의 대형사업을 맞바꾼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뜻으로 최근 중소기업계에는 스몰딜(Small Deal)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이것은 빅딜이 연간 수천억원대의 대기업들이 계열사의 대형사업을 교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소기업들간의 기업매매나 업무제휴를 의미한다.
스몰 딜의 형태는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추진하기 힘든 사업을 외국업체에 사업부 단위로 넘기는 경우도 있고 경영권 참여를 조건으로 대규모의 개발자금을 지원받는 경우도 있다. 이미 화의를 신청한 기업의 특정사업부문을 인수해 기존 사업부문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소규모의 딜을 추진하는 경우도 여기에 포함된다.
스몰딜은 자산평가와 부채정리 등 어려운 문제로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빅딜과 달리 한계사업 정리, 선진마케팅 기법 흡수, 시장점유율 확대 등 다양한 목적을 내세워 대부분 업계 자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IMF시대를 맞아 전자업계에는 스몰딜이 속속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들어 컴퓨터업체, 소프트웨어, 시스템통합(SI), 정보통신유통업체들이 서로 특정 사업부문의 매각이나 교환 등의 딜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에 있었던 가장 극적인 스몰딜은 그동안 워드프로세스시장에서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여오던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한글과컴퓨터 간의 제휴일 것이다. 15일 이들 두 회사가 밝힌 업무제휴 내용을 보면 한글과컴퓨터는 그동안 의욕적으로 개발해 오던 「한글」을 더 이상 내놓지 않는 조건으로 MS로부터 1천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지원받기로 했다는 것이다. 부도직전에 몰렸던 한글과컴퓨터로서는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형편이었고, 경쟁 상대가 없어지면 나름대로 워드시장에 위상을 높혀갈 MS로서는 인심을 쓰고도 득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맞아떨어져 양측의 합의는 극적으로 이루어졌다.
아무리 경제성을 추구하는 스몰딜이라 해도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그동안 자신의 얼굴이던 「한글」 개발을 포기한 한글과컴퓨터의 이번 딜의 성공 여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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