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 현대전자 등 국내 전자업계 업체들이 최근 들어 파운드화 강세로 영국 현지공장의 경쟁력이 날이 갈수록 악화돼 동유럽으로 생산기지를 전환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국내 전자업체들은 부동산 취득이나 근로조건 등에서 좋은 경영환경을 제공하며 적극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펼쳐온 영국에 잇따라 진출했으나 고금리정책에 따른 자본유입으로 파운드당 1.6달러 이상의 파운드화 강세로 갈수록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TV, VCR, 모니터 등을 생산하는 웨일스공장이 파운드화 강세로 가격쟁력을 잃자 이 공장에서의 TV생산을 대폭 줄이는 대신 헝가리공장의 TV생산을 증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대표 구자홍)도 영국공장의 경쟁력 약화에 대응, 폴란드에 TV 임가공라인을 설치했으며 영국의 파운드 강세가 지속될 경우 폴란드의 임가공 공장을 인수해 이곳을 유럽시장 생산기지로 삼고 영국공장의 TV생산을 축소할 계획을 검토중이다.
현대전자(대표 김영환)도 스코틀랜드에 1백% 자본금으로 건설할 계획이었던 반도체공장 투자계획을 파운드화 강세 및 최근 국내상황을 고려, 합작투자로 방침을 변경하고 합작처 물색에 나섰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업체들보다 앞서 영국에 진출했던 일본업체들도 비슷한 형편으로, 마쓰시타의 경우 TV, VCR, 가스레인지 등을 생산해온 영국공장의 생산을 축소하고 대신 체코공장의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쓰비시도 최근 TV와 VCR를 생산하는 영국공장의 TV 생산라인을 폐쇄했다.
영국진출 외국기업들이 이처럼 동유럽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있는 것은 EU출범과 함께 마련된 「유로원(1)」규정에 EU 역내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역내의 부품을 50% 이상 채용하면 무관세 혜택을 누릴수 있기 때문에 굳이 파운드화가 강세를 띠고 있고 임금도 비싼 영국보다 화폐가치가 낮고 임금도 싼 동유럽지역이 생산기지로 유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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