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관.오리온전기, 이란 브라운관 생산라인 투자 싸고 "경합"

IMF한파로 설비투자를 보류해 놓고 있는 삼성전관과 오리온전기가 최근 이란에 브라운관생산라인의 투자건을 놓고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브라운관산업을 기간산업으로 정한 이란정부는 지난해 말 삼성전관과 오리온전기측에 20인치급 중형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컬러TV용 브라운관 (CPT)의 생산라인을 투자해 줄 것을 제의해왔다.

이에따라 현재 삼성전관과 오리온전기는 이란투자건을 적극 검토에 들어가 최근 이란정부에 투자 프리젠테이션(설명회)을 갖고 월 15만개 규모의 중형 CPT라인 1개라인을 단독 투자하는 방안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회사는 이란의 컬러 TV시장규모가 연 50만대에 불과해 투자 메리트가 떨어지지만 국내 설비의 이전을 통한 구조조정효과와 함께 이란시장의 독식 및 중동시장 진출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는 등 반사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투자포기나 경쟁사에 넘겨 주기보다는 단독투자를 노리고 이란정부와 접촉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관측의 한 관계자는 『이란 정부의 투자요청을 받고 이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투자에 실익이 없지만 그렇다고 경쟁사에 넘겨 줄 수 없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오리온전기측의 한 관계자도 『국내의 한 업체만 진출할 경우 이란에 대한 브라운관 설비투자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현재 이란의 투자건을 적극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최종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업계의 한관계자는 『IMF한파로 두 회사의 경쟁이 예전과 달리 경쟁에 따른 별다른 잡음을 야기하고 있지 않지만 그러나 두회사 모두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이란투자건을 놓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른시일내에 두 회사의 입장을 조정, 이란 진출건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원철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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