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자제품에 대한 외국의 통상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전자3사가 외국의 부당한 통상압력에 공동으로 대응키로 해 주목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대우전자는 최근 삼성전자가 유럽으로 수출되는 팩시밀리에 대해 EU집행위로부터 높은 반덤핑 관세율을 받은 것에 대해 공동으로 대처키로 하고 전자3사를 포함한 국내 전자업체 공동으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전자3사는 최근 한국전자산업진흥회 등과 함께 팩시밀리 반덤핑대책회의를 갖고 이번 삼성전자의 높은 반덤핑관세 부과에 따른 문제점과 WTO중재 해결절차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전자3사는 미국 및 EU집행위의 TV 및 VCR, 전자레인지 등에 대한 반덤핑조사 및 이에 따른 관세부과에 대해 사안별로 각사가 독자적으로 대응해 왔으며 이번과 같이 자신들의 기업과는 이해가 걸려 있지 않은 사안에 대해 공동전선을 구축키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삼성전자 팩시밀리의 반덤핑관세 부과에 대해 LG전자와 대우전자가 적극 지원키로 한 것은 유럽연합(EU)집행위가 신용비인정 및 간접비 공제, 관세환급 등을 인정한 관례를 무시하고 부당하게 고율의 반덤핑관세율을 책정함으로써 하나의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EU집행위의 반덤핑관세 부과가 지금까지는 TV, 전자레인지 등 일반 가전제품에 한정됐지만 팩시밀리가 정보통신기기의 첫번째 해당제품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거세질 EU집행위의 정보통신기기에 대한 반덤핑조사에 대해 전자 3사가 공동으로 대응함으로써 사전에 이를 저지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EU의 부당한 통상압력에 대한 전자3사의 공동전선구축은 삼성전자의 요청에서 이루어졌지만 앞으로 누구나 당할 수 있다는 입장에서 이를 적극 지원키로 했다』며 『이것은 앞으로 국내 산업보호 차원에서 외국의 부당한 통상압력에 대해 국내 기업들이 공동으로 대응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EU는 지난 4월 유럽으로 수출되는 국산팩시밀리에 대해 반덤핑혐의가 있다고 결정하고 삼성전자에 대해 17.4%, 대우통신 11.7%, 태일미디어 9.2%, 닉소텔레콤 7.5%, 기타 25.1% 등 높은 관세율을 확정한 바 있다.
<양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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