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勇碩 한국정보공학 사장
IMF사태로 불리는 경제위기로 인해 온나라가 아우성이다. 어떤 이는 잘 나가던 우리나라가 어떻게 해서 하루아침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할 것 없이 부도의 위험과 구조조정, 대량실업이라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한다. 그러나 책임공방과 한탄만 이어지고 있는 이 순간에도 선진국의 경쟁업체들은 새로운 기술개발과 시장개척을 위해 진력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의 아픔과는 무관하게 더욱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다. 오히려 우리나라와 아시아의 이같은 위기가 자신들의 장기적인 거점확보를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적은 비용으로 업체인수나 시장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이러한 구조적 침체에 빠진 우리경제의 활력을 회복하고 21세기 지식정보시대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의 이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해법이 있다.
우선 시장변화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방안이다. 「21세기는 벤처시대」라는 거창한 의미를 달지 않더라도 지금 호황세를 누리고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들을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따라서 벤처기업의 육성은 시대적 요청이자 IMF시대의 탈출구이기도 하다. 때문에 벤처기업에 우리의 미래를 걸고 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형성해야만 한다.
그러나 우리 벤처기업의 규모는 너무 미약하기만 하다. 아직 이들이 뿌리를 내리지 못한 상태여서 벤처기업이 산업의 한 줄기로 영향력을 미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는 실력이 있는 기업을 인정하는 진정한 산업 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라는 70,80년대식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부가가치가 낮은 저가 제품만을 대량 생산해온 대기업들 때문에 벤처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토양이 마련되지 못한 데 원인이 있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벤처기업을 위한 제도적, 행정적 장치가 마련된다면 늦지는 않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숨은 저력이 우리 민족에게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 교포가 설립한 유리시스템이라는 고속 네트워크제품 회사가 그 기술가치를 인정받아 글로벌 통신회사에 10억 달러에 매각된 보도가 있었다. 이 소식은 우리 벤처기업들에 새로운 자극을 주었다. 실력만 있으면, 또 노력만 한다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준 것이다.
지금 세계는 초고속통신, 인터넷 등 정보통신 인프라의 급격한 발달로 물리적인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전자상거래, 정보고속도로라는 전혀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 정보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21세기 디지털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세계 기업들의 노력과 경쟁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두운 그림자뿐이다. 정부는 물론 금융권이 앞장서 우리 벤처기업이 살아 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껴서는 안될 것이다. 또 벤처기업들도 거시적인 안목에서 기술개발에 전념해야 하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한다.
그러면 우리 벤처기업들이 고성장과 고부가가치를 누리기 위해서는 미래를 대비하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자.
첫째, 비교우위 경쟁력이 있는 자신만의 독특한 핵심 경쟁요소를 기반으로 특화된 틈새시장 공략을 통해 세계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전문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우리나라 벤처기업을 찾기가 힘든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최근 이스라엘이나 스웨덴, 핀란드, 스위스 등의 벤처기업들이 자국의 시장협소라는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 해당분야에서 선두위치를 점유한 사례를 우리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둘째, 기업간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상호 보완적인 제휴나 공동 기술개발, 공동 마케팅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자사의 핵심적인 우위요소 외에는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아웃소싱할 필요가 있다. 기술개발에 있어서도 자체적인 개발노력에 따른 개발비 증가를 줄이기 위해 관련업체끼리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공동 개발하거나 이미 요소기술이 개발된 기술을 이전받음으로써 자체 개발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영업 및 마케팅조직을 자체적으로 모두 구축하기보다는 강점을 가진 타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이를 보완하는 방법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셋째, 기존 사업에서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다 하더라도 새로운 대체산업과 경쟁업체는 어김없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21세기 디지털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세계 기업들의 노력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경쟁시장에서 생존과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영화 「쥬라기공룡」의 부가가치가 우리나라 자동차를 1년 동안 판매한 것과 비슷하다는 데이터가 있다. 고부가가치 산업의 발굴과 경쟁력 확보가 벤처산업의 미래발전을 위해 얼마나 절실히 요청되고 있는가를 지금 시대에 우리 모두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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