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IMF시대 이사람을 주목하라 (14)

911컴퓨터 박승욱 사장

『아이디어 하나만 갖고 차린 PC 애프터서비스 프랜차이즈 사업이 이렇게 정상궤도에 올라설 줄은 몰랐습니다.』

PC서비스 전문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911컴퓨터 박승욱 사장은 국가부도위기 사태로 단 몇달 동안에 극과 극을 달리는 경험을 했다. IMF 지원을 받기 전 박 사장은 모 상장기업이 출자한 인터넷 개발업체의 전문경영인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경제위기가 닥치자 구조조정을 서두른 모기업이 인터넷 사업에서 발을 빼며 박 사장도 그 많은 실업자 대열에 합류했다.

모두가 어려운 시절 박 사장을 살린 것은 미래에 대한 투자 차원에서 시작한 PC서비스 사업이었다.

박 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911컴퓨터는 고객이 PC를 사용하다가 애로사항이 생겨 전화를 하면 전국 어디에서나 1시간 안에 달려가 상담과 수리를 해주는 가맹점 형태의 PC 애프터서비스 전문업체다. 최근 경제위기로 큐닉스컴퓨터, 아프로만 등 중견PC업체와 용산등지의 조립업체들이 잇따라 부도르 맞자 PC AS를 받을 길이 없어진 사용자들이 AS 전문업체에 의뢰하는 건수가 갑자기 늘어났다. 현재 911컴퓨터에서 확보한 가맹점 수는 50여개. IMF 체제 진입 이전 10여개에 불과하던 가맹점 수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PC AS사업은 PC에 대한 지식과 기동성만 확보된다면 무점포로도 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별다른 자본과 경험이 없어도 큰 위험없이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지요.』

어느 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PC AS 수요가 늘어나며 최근 몇달 새에 동종업체들이 10여개 이상으로 늘어나 시장경쟁도 치열해졌다.

『IMF 체제 이후 들어오는 고객의 요구를 점검해볼 때 일반적인 고장수리보다는 업그레이드에 대한 문의가 급격히 늘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요. 경쟁업체와 차별화를 위해 체인점들에 업그레이드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을 요구하고 본사에서 저렴한 가격에 부품을 공급하도록 했습니다.』

911컴퓨터의 업그레이드 시장 공략 작전은 고객의 요구와 그대로 맞아떨어져 기대치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박 사장은 최근 국내 PC AS사업이 정상궤도에 진입함에 따라 최근 눈을 해외로 돌리기 시작했다. 동남아와 중국 등 우리나라보다 PC 사용환경이 열악한 시장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 사장은 이르면 올상반기 중국에 PC AS 전문 직영점을 개설하고 차례로 동남아 등지까지 확대해 인터넷 시장에서 못다 이룬 벤처의 꿈을 프랜차이즈와 기술을 수출하는 PC AS사업으로 더 크게 이룬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함종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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