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소련의 붕괴로 20세기 최고의 역사적 실험인 공산주의는 종언을 고하고 역사의 뒤안길에서 일부 과격세력의 이념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공산주의의 명멸에 대해서는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다수의 저서와 연구논문을 통해 학술적으로 밝혀진 바 있지만 경영인의 한 사람으로서 조명해 볼 때 두 가지 정도의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첫째 경쟁의 부재로 인해 발전의 동인을 찾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IMF체제로 인해 더욱 가속도가 붙은 세계화의 진전은 곧 시장경제에 입각한 자본주의가 전지구 차원에서 전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자유경쟁을 통한 행복추구가 글로벌 스탠더드가 된 것이다. 기업경영이든 스포츠의 영역이든 자유경쟁이 없이는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최근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겪고 있는 경쟁력 상실의 고통은 제한된 개방과 불완전 경쟁이 빚은 산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둘째 경제적 영역에서 창출한 재화와 서비스에 대해 정치적 논리가 개입, 능력유무 및 업적의 다과에 관계없이 경제적 산물을 획일적으로 분배함으로써 변화와 발전의 주요 동인 중 하나인 동기부여 요인은 원천적으로 봉쇄되고 결과적으로 사회전반에 걸쳐 하향평준화의 악순환이 반복됐던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유경쟁과 동기부여 요인의 부재는 우리 기업들이 그동안 고수해 왔던 연공주의 인사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연공주의 인사는 정기공채라는 한국적 채용방식에서부터 시작한다. 학력에 따른 차이가 있긴 하지만 동일 학력의 경우 입사시 동일한 초임 급여를 받고 근속연수가 늘어남에 따라 호봉승급이라는 형태로 균등하게 급여가 인상된다.
또한 해마다 발생하는 임금협상에 따른 인상률도 동등하게 적용되는 것이다. 그리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승진급도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진다. 이는 기업 내부에 시장경제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의미하며, 경쟁에 따른 시장가치의 차별화도 없음을 뜻한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누가 더 열심히 일할 것이며, 자기계발을 위해 노력하겠는가. 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물론 과거 고도성장시대 하에서는 분배할 파이가 충분히 컸기에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도 바뀌었을 뿐더러 성장과 발전은 고사하고 생존 차원에서도 연공주의는 더 이상 대안이 될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위기극복을 통한 당장의 생존과 지속적 변화를 통한 미래도약을 위해 진정한 의미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 이미 평생직장이라는 말보다는 평생고용이라는 표현이 익숙해진 지 오래고 더 이상 직장은 나오기만 하면 일정한 급여와 복리후생을 제공해 주는 구호소가 아니다. 냉철한 이성과 가치지향적 사고, 프로정신, 선택과 집중, 다양성의 존중과 전문가가 우리에게 있어 새로운 준거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경쟁을 의미하고 자본주의의 모태가 되는 기업 또한 생존을 위해서는 경쟁에서 이길 수밖에 없다. 우리 기업들이 IMF 위기상황을 맞아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21세기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성과주의의 도입은 모든 임직원들의 분발을 촉구할 수 있는 하나의 커다란 동기를 부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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