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다국적기업] 가전 관련업체.. 필립스

1891년 네덜란드의 아인트호벤에서 백열전구에 특별한 애착을 가졌던 안톤과 제라르드 필립스 형제에 의해 설립된 이래 유럽은 물론 전세계적 전자전문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혀온 필립스.

「승리하는 기업」(The Winning Company)을 기치로 1백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유럽 전자업계의 선두주자로서, 「유럽의 자존심」의 입지를 굳혀온 필립스는 이제 더 이상 유럽만의 기업은 아니다. 이미 지구촌 각국에서 현지화 작업을 속속 진행하면서 각국 시장은 물론 일상 소비자들의 인식속에도 필립스라는 그룹의 이미지를 심어나가고 있다.

전세계 60여개국에 퍼져있는 자회사에서 26만5천여명의 종업원들이 일하고 있으며 25개국에 2백67개의 생산기지를, 1백50개국에 판매 및 서비스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필립스가 생산하는 품목은 전세계 시장에서 1위를 자부하고 있는 조명을 비롯해 AV, 소형가전, 전자현미경, 의료장비, 통신장비, 데이터처리장비 등 전자관련 부문은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다양하다.

필립스가 세인의 관심을 집중시키며 세계적 업체로 떠오르게 된 첫 번째 계기는 82년 프랑스 전구회사와 83년 미국 웨스팅하우스 조명 부문을 인수하면서 조명기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한 것이었다. 이후 조명을 발판으로 종합가전으로 사업을 확대했으며 면도기, 다리미 등 소형가전도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필립스도 70년대 오일쇼크, 80년대초 VCR, CD의 시장참패로 시련을 겪어야 했다. 필립스가 오늘날의 입지를 굳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일등공신은 90년 위기극복을 위해 전개한 「센추리온(CENTURION)」운동이다.

필립스는 특히 단기수익의 획기적 증대를 위해 잠재능력이 큰 S램 공장 등 부수적 사업부문을 과감히 폐쇄하고 전세계에서 전체 인원의 20%가 넘는 4만5천여명을 정리해고 했다. 이와 함께 타운미팅을 통해 종업원들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 1년넘게 걸리던 상품개발 주기를 6개월로 단축했으며 세계 각지에 「소비자정보센터」도 설치했다.

이 덕분에 5년후 1, 4분기 수익은 3억5천만달러로 늘었다. 지난 96년 코 분스트라 회장이 취임하면서 이같은 재기전략은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 3백92억7백만달러에 순익 29억4천만달러를 기록했다.

필립스가 한국에 진출한 것은 76년의 일이다. 60년대 임시사무소가 있었지만 본격적인 비즈니스는 76년 이후부터 이뤄졌으며 처음에는 필립스전자코리아와 필립스산업코리아 2개 법인이 있었으나 필립스코리아가 국내기업으로 넘어가면서 필립스산업코리아가 지금의 (주)필립스전자(대표 신박제)로 됐다. 필립스전자는 82년 의료, 조명사업에 먼저 진출했고 85년에 소형가전 부문에 진출했다. 이후 86년 부산지사를 개설한데 이어 89년 가전사업부문에 진출했다.

필립스전자가 최근 국내에서 여느 다국적 기업보다 부각되고 있는 것은 수입보다 수출이 많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이 회사의 지난해 수출실적은 2억5천5백만달러에 달했다. 내수판매가 1천5백억원(약 1억5천만달러, 환율 1천원기준)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수출이 월등이 많은 「한국형 기업」인 셈이다.

필립스전자는 이같은 수출증가세에 드라이브를 걸어 올해도 수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연초에 3억5천만달러 수출목표를 잡았으나 최근 4억달러로 수정했다. 이미 지난해말 이 회사는 삼성전관, 오리온전기 등과 1억4천만달러 규모의 브라운관 수출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회사가 수입보다 수출이 많은 한국형 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지난 93년 한국인 최초로 신박제 현 사장이 경영을 맡으면서 강력한 수출정책을 펼친데 따른 것이다.

신 사장은 당시 「한국에 있으면 한국기업」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한국에서 생산된 각종 전자부품을 전세계에 소재한 2백69개 필립스 해외공장에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수출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나갔다.

이 회사는 특히 그룹이 90년 센추리온 운동을 시작함에 따라 그동안 느슨했던 분위기를 혁신하기 시작했는데 신 사장이 경영을 맡게된 93년 이후에는 놀랄만큼 발빠른 성장을 했다. 취임당시 연간 4천5백만달러에 불과하던 것이 신 사장 취임 3년 만에 2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무려 60%나 늘어난 4억달러를 넘보고 있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수출부 직원들을 모두 해외로 보내 수출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수출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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