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자동화(FA) 업계의 「작은 거인」 또는 「메카트로닉스 왕국」으로 불리는 화낙(FANUC:Fujitsu Automatic Numerical Control)은 지난 55년 일본 후지쯔사의 수치제어(NC)장치 부문을 독립시켜 설립한 회사다.
원래 화낙은 지난 58년 미쓰비시중공업으로부터 NC장치를 수주받아 후지쯔가 납품하면서 붙인 브랜드명이었으나 72년 후지쯔로부터 독립한 이후 회사명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불과 2천명 안팎의 종업원에 매출액 1천9백억엔(97년 4월~98년 3월 기준)으로 매출규모로 보면 중견기업에 불과한 이 회사가 GE, 지멘스, 도시바와 같은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분류되는 것은 탁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산업용 로봇과 NC장치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회사 설립 이래 단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매년 20~30% 이상의 높은 경상이익을 보고 있다는 데도 기인한다.
일본 화낙이 78년 자본금 50억4천2백만원(97년 3월 말 현재) 중 50%를 출자해 코오롱그룹(약 44%), 화천기계공업(약 6%)과 공동으로 설립한 합작회사가 한국화낙(대표 김동기)이다. 그러나 올 초 코오롱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중 6.05%만 남기고 합작선인 일본 화낙에 약 3백42억원을 받고 매각함으로써 일본 화낙의 지분은 총 86.4%로 늘어나게 됐다.
한국화낙의 주력 제품은 공작기계의 핵심 장치인 CNC장치로 총 매출의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산업용 로봇과 와이어컷 방전가공기 등 자동화기기류가 20%, 기타 서비스가 5%다.
이 중 CNC장치는 한 때 국내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기도 했으나 국산화 제품이 속속 개발되면서 지금은 50% 선으로 낮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화낙은 경남 창원시 소재 약 2천평 규모의 제1공장 외에 IMF 관리체제에 접어든 지난 1월 대대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경남 진영 소재 2만5천여평의 부지에 건물 공사비만 50억원을 투입, 오는 9월 완공을 목표로 우선 2천평 규모의 자동화시스템 공장을 건설중이다. 제 2공장은 원자재를 투입하기만 하면 전 가공과정을 기계가 자동으로 알아서 해결해 주는 자동화시스템 생산라인으로 주로 활용할 예정으로 있으며 내수 경기를 봐서 추가 투자도 고려중이다.
공작기계 산업 경기가 90년대 이후 최악이었던 지난해에도 약 2백명의 종업원으로 총 9백1억원의 매출과 자본금의 2배가 넘는 1백9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린 이 회사는 국내 공작기계 업체들의 수출 증대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실제 이 회사는 올해 생산한 CNC장치의 94%를 대우중공업, 화천기계, 두산기계 등 공작기계 업체들의 수출용으로 납품했으며 이들 업체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한 몫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밖에 이 회사는 지난 80년부터 자체 기술연구소에 NC관련 기술교육과정을 개설한 이래NC 관련 기술교육 연수생이 지난해 누계 1만명을 돌파하는 등 국내 공작기계 산업 발전을 위해 눈에 보이지 않지만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편 지난 96년 1월 1일부로 상무에서 전무와 부사장 두 단계를 뛰어 단숨에 사장으로 발탁돼 화제가 됐던 김동기 대표는 『한국화낙은 고객이 망하면 우리도 망한다는 신념으로 좋은 제품을 적정한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기술개발과 기술지원에 최대 역점을 두고 있다』며 『포항제철이 외국에서 고철을 사다가 용해로를 거쳐 완전한 철강을 만들어 수출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듯 외국기업을 무작정 적대시할 것이 아니라 좋은 점은 받아 들일 수 있는 협력의 파트너로 인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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