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보통신산업에서 차지하는 인텔의 지위는 거의 절대적이다.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개인용 컴퓨터의 70%이상에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장착돼 있다.
인텔사가 세계 정보통신산업을 이끌어가는 업체로 평가받고 있는 것은 이같은 마이크로프로세서 분야의 독점력에서 비롯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한국 컴퓨터 시장에서 인텔의 점유율은 90%를 넘을 정도로 막강하다. 지난해 인텔이 한국시장에서 올린 매출은 5억달러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현지법인인 인텔 코리아의 총 직원수는 43명. 직원 한사람당 평균 매출이 1천만달러, 우리돈으로 1백40억원을 훨씬 웃도는 놀라운 금액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시장의 비중이 대만과 일본, 중국에 이어 세 번째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세상은 인텔을 「모험정신으로 이룩한 첨단 기술 제국」이라고 일컫는다. 미국에서조차 「어메리칸 드림」의 전형이자 최고의 두뇌집단으로 평가받는다.
68년 로버트 노이스와 고든 무어가 설립한 인텔의 97년 매출은 2백51억달러. 전세계적으로 6만4천여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인텔의 성장 비결은 끊임없는 도전의식으로 요약된다. 설립이후 인텔은 마이크로프로세서 설계 및 생산 기술 개발을 최대의 목표로 설정, 매번 경쟁업체보다 앞서서 신제품을 개발해냈다. 매번 신제품이 발표될 때마다 이전 세대 제품에 비해 속도와 효율성 및 비용대 성능비라는 세 마리 토끼를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창업자이자 현재 명예회장인 고든 무어가 『자동차 생산기술이 반도체만큼 빠르게 발전된다면 휘발유 1리터로 롤스로이스를 20만km를 운행할 수 있고, 주차를 하는 대신 한번 쓰고 버리는 편이 비용면에서 유리하게 될 것』이라고 한 말은 인텔의 기술개발 속도를 가장 명료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인텔의 욕심은 정보통신산업의 두뇌인 마이크로프로세서에서 멈추지 않는다.
21세기 세상을 이끌어 갈것으로 예상되는 네트워킹 분야와 플래시 메모리와 같은 컴퓨터 애플리케이션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인텔이 보여주고 있는 기술 혁신의 바탕은 우수한 인적 자원과 뛰어난 제조 및 관리 프로세스다. 인텔은 직원들에게 「고객 중심, 도전정신, 품질, 자율, 결과 중시, 최상의 일터만들기」라는 6가지 원칙을 항상 강조한다.
세계 곳곳에 산재해 있는 현지 법인들이 일사불란한 영업전략으로 최고의 실적을 올릴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이러한 기업 정신이다.
독점적 지위에도 불구하고 고객이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는 원천이라는 평가다.
인텔은 특징은 다국적 기업이면서도 다국적 기업이 가장 고민스러워하는 이른바 현지화라는 문제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소간의 지역적인 특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는 본사의 기본적인 전략을 벗어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다국적 기업에 대해 다분히 배타적인 한국시장에서조차 인텔은 그들만의 색깔을 고집하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했던 크레이그 배럿 신임 회장인 한국시장에 직접 투자할 생각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인텔은 한국에 직접 투자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시장에서의 매출보다 훨씬 많은 물건을 구매해가지 않느냐』고 대답했다.
인텔이 생산하는 반도체중 상당량을 아남반도체와 현대전자에서 패키징을 하고 한국 반도체업체들로부터 구매하는 메모리반도체를 포함해 연간 10억달러 정도의 물건을 구매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인텔이 한국 컴퓨터 업체에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유무형으로 전달되는 기반 기술이 한국 정보통신 산업 발전에 밑거름이 됐다는 자부심도 가지고 있다.
한국 현지법인인 인텔코리아의 정용환 사장도 『한국과 인텔간의 비즈니스는 양쪽 모두 도움이 되는 윈-윈 게임』이라며 양측 모두 보다 적극적인 협조 체제가 구축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최승철 기자>
경제 많이 본 뉴스
-
1
日 '암호화폐 보유 불가능' 공식화…韓 '정책 검토' 목소리
-
2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 조기 지정
-
3
GDP 2배 넘는 민간 빚…“금리 인하기, 금융취약성 커져”
-
4
빗썸, 휴면 자산 4435억원 반환 나선다
-
5
'서울대·재무통=행장' 공식 깨졌다···차기 리더 '디지털 전문성' 급부상
-
6
원·달러 환율 1480원 넘어...1500원대 초읽기
-
7
최상목 “韓 권한대행 탄핵소추 국정에 심각한 타격…재고 호소”
-
8
내년 실손보험 보험료 '7.5%' 오른다
-
9
최상목 “국무총리 탄핵소추로 금융·외환시장 불확실성 증가”
-
10
녹색채권 5兆 돌파…“전기차·폐배터리 등 투자”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