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다국적기업] 컴퓨터 관련업체.. 한국노벨

세계 네트워크 SW시장을 마음대로 주물럭거릴 수 있는 기업. 사람들은 노벨을 이렇게 부른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그룹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에 설치된 네트워크를 기준으로 할 때 67%가 노벨의 네트워크 운용체계(OS)인 「넷웨어」를 쓰고 있다.

시장점유율뿐만 아니다. 노벨은 PC에 네트워크의 개념을 처음 고안했으며 지난 96년에 내놓은 인터넷/인트라넷 운용체계인 「인트라넷웨어」는 사실상 인트라넷 서비스의 표준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만큼 세계 네트워크 SW시장과 기술에서 노벨이 차지하는 위상은 절대적이다.

노벨은 지난 83년 초대회장인 레이 눌다가 미국 유타주의 프로보시서 15명의 직원만 데리고 만들 때만해도 자그마한 SW개발업체에 불과했다.그런데 15년이 지난 현재 노벨은 연간 12억 달러 상당의 매출을 올리면서 세계 SW업체 순위 5위안에 드는 대기업으로 발돋움했다.90년대 들어서는 미국 밖의 지역에서 사업을 적극 펼쳐 한국을 포함해 세계 41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6천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이다.

노벨이 그동안 순탄한 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지난 96년에는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누적된 부실채권으로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무려 35% 감소하는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이 위기에서 등장한 사람이 바로 에릭 슈미트회장이다.

그는 취임과 함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 무려 1천여명이나 감원했다. 그렇지만 감원대상의 3분의 2를 경영진에 맞추는 뼈를 깎는 경영 혁신으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슈미트가 이 때 내건 비젼이 바로 인터넷. 그는 앞으로 회사의 전략을 네트워크에 기반한 언어인 자바와 인터넷/인트라넷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선언했다. 「자바의 아버지」라는 그의 별명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현재 노벨의 주력상품이 된 인터넷 솔류션 「보더매니저」와 매세징시스템인 「그룹와이즈」 등은 그의 첫 작품인데 세계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노벨의 경영은 정상궤도로 올라섰다.

노벨은 지난 91년에 한국법인인 디지털 리서치코리아(92년에 한국노벨로 상호변경)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한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국노벨(대표 이광세)93년에 8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2백70억원의 매출을 기록 고속 성장하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다른 외국SW업체들이 대부분 매출 감소를 경험하고 있는 올해 들어서도 거의 유일하게 매출이 늘어났다.

한국노벨은 다른 외국기업의 한국법인과 운영 방식이 사뭇 다르다. 한국노벨은 직접 매출을발생하지 않으며 미국 본사에 대한 국내 공급거래선의 주문실적에 따라 본사로부터 운영 및 마케팅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

이광세 한국노벨 사장은 『IMF체제에서 효율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노벨의 제품과 같이 여러 사람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SW를 잘 활용해야 한다』면서 『노벨의 한국시장 전략은 바로 네트워크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정보 인프라의 구축 열기를 확산시키면서 여기에 필요한 기술과 마케팅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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