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承郁 쌍용정보통신 상무(전략기획본부장)
우리나라 기업들이 경영정보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지도 20년이 되어 간다. 유럽에 비하면 짧은 역사지만 우리들로선 「벌써」라는 감탄사가 나올 법도 하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는데 경영정보시스템을 도입한 지 20년이 됐으니 강산이 두번쯤은 변해 있을 세월 동안 정보화를 추진해온 것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의 정보화 추진 역사도 제법 연륜을 쌓아가고 있다고 하겠다.
그동안 그 실적도 참으로 눈부시다. 컴퓨터의 도움 없이는 기업경영은 물론 우리의 일상생활조차 불가능한 지경이 됐으니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기업경쟁력은 정보화에서 나온다는 것이 정설이 되고 있음을 볼 때 컴퓨터의 활약에 거는 기대는 끝이 없을 것 같다. 그 중에서도 마케팅 분야에서 컴퓨터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고, 마케팅의 핵심적 업무수행을 컴퓨터가 대신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마케팅의 과학화를 가능하게 해 주는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의 근간도 알고 보면 정보시스템이다. 방대한 고객정보를 사용자의 이런저런 「쓰임새」에 적합하게 쌓아주고 구분해주고 뽑아주는 컴퓨터가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성공적인 마케팅은 도저히 불가능했을 것이다.
오늘날 성공적인 시장공략을 구사하는 대부분의 기업은 컴퓨터시스템이 분석한 고객정보를 바탕으로 최적의 전략을 수립한다. 그들은 마치 공격목표지점을 정확하게 탐지해 주는 신무기를 가지고 전쟁에 임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요즘 기업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는 CTI(Computer Telephony Integration)시스템도 고객불편과 애프터서비스를 위한다는 1차적 목적 외에도 이들 데이터를 축적해 새로운 상품개발과 서비스전략을 수립한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러한 첨단 정보시스템을 이용한 마케팅은 종래의 감(感)이나 경험에 의한 경영방식으로는 오늘날의 다양화한 소비성향과 까다로워진 고객의 취향을 간파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 필요성과 중요성이 더욱더 강조되고 있다.
마케팅의 공간도 변하고 있다. 인터넷이나 PC통신과 같은 사이버 공간에서 마케팅 정보를 구하고 또 사이버 공간을 통해서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늘고 있으며 통신망도 높은 수준으로 발달하면서 폭발적인 수요증가가 예측되고 있다.
아직까지 사이버 공간의 마케팅 행위는 참여자의 제한이라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혜택을 기업과 소비자에게 골고루 분배한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한 정보기술이 그 어느 분야보다 빨리 진보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래에는 이 사이버 공간을 활용하는 진일보한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 효율적인 마케팅을 목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성장의 기회를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마케팅의 정보화는 곧 선진 마케팅, 과학적 마케팅의 실현을 의미하기도 한다. IMF관리체제 아래서 고통받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활로는 경쟁력 강화밖에 없다. 어떤 방법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으나 정보화라는 이미 그 효험이 입증된 방안에 대한 고려를 빠뜨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마케팅과 정보시스템의 접목은 기업에 새로운 핵심역량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강조를 하고 싶다. 앞으로 기업간 전쟁은 마케팅 전쟁이고 이것이 정보화 전쟁으로 직결될 날도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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