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들어가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들 가운데는 예전 같으면 신문 해외토픽난에서나 읽어봄직한 재미있는 사업 아이템들도 있다.
특히 응용능력이 탁월한 일본인들이 벌이고 있는 사업 아이템들 가운데는 기술의 선진성보다는 그 기발한 착상에 혀를 내두르게 하는 것들이 많다. 손톱 밑이 새까매질 필요가 없이 군밤의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군밤까는 기계, 바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동식 치과, 애완견의 종자받기에서부터 장례식은 물론 무덤관리까지 토탈서비스를 제공하는 개공원 등등.
물론 이같은 아이디어는 그 사회의 특성에 맞춰 개발된 극도의 틈새시장 공략 아이템이다. 그런 아이디어가 우리나라에서도 성공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런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는 치밀한 궁리가 부럽다.
이런 아이디어는 창의성과 더불어 남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늘 살피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으면 나올 수 없는 것들이다. 주어진 지식만 암기하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을 경쟁상대로만 여기도록 강요하는 교육환경에서는 이런 아이디어가 나오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아무리 치열한 경쟁사회라도 남에 대한 배려는 몸에 배게 해야 찾아낼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다.
일본인들이 세계적 기술수준을 갖춘 이즈음에도 소형가전 분야에서 여전히 세계적 지배력을 갖는 이유는 바로 남에 대한 배려를 통해 이같은 작은 아이디어들을 끊임없이 생성해내는 그들 사회의 풍토에서 찾아봐야 할 것이다.
최근의 경제난 극복을 위해 벤처기업 육성을 소리높여 외치고 있는 우리 사회지만 아직은 이같은 창의력을 생성, 수용할 구조는 갖춰지지 못한 듯하다. 대학입시 제도를 개선한다, 기술을 담보로 융자를 해준다는 말들은 무성하지만 아직은 어느 것도 가시화된 것 없이 소리만 요란하다.
이런 현실의 문제는 몇몇 개의 정책만으로 타개될 성질이 아니다. 사회 문화 전반이 근본적으로 변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 변화는 누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다. 나부터 변화할 때 우리 모두의 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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