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ISO/IEC 공동기술위원회 6분과위원회(JTC1/SC6) 서울총회에서 ECTS(Enhancd Communication Transport Service)규격이 차세대 다자간 멀티미디어통신의 핵심 국제표준으로 확정된 것은 여러면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여질 만하다.
무엇보다도 우선 이번 ECTS규격의 제정에는 우리나라 전문가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을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각종 국제 표준화회의 참석이 극히 부진했고 설사 참석한다 해도 옵저버인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 국제표준으로 확정된 ECTS규격은 제정초기인 93년부터 5년간 철저히 10여명의 국내 전문가들의 주도로 규격화가 이루어진 것. 물론 90년대들어 「규격전쟁」으로 비춰질 만큼 각종 국제표준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관련 규격 제정 작업에 우리나라도 높은 관심과 함께 참가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유럽 일본 등 강대국의 논리에 의해 지배되는 국제표준화에서 한국의 전문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보잘 것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ECTS규격 자체가 지니는 의미도 상당히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 규격은 화상회의, 주문형비디오(VOD) 등 차세대 다자간 멀티미디어 통신의 핵심 인프라인 기간네트워크 분야의 주력 플랫폼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중앙대 김준년 교수는 『인터넷이 정보사회의 총아로 세계적인 각광을 받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다자간 멀티미디어통신시 전송 속도나 질적인 면에서 미흡한 점이 많다』고 전제하며 『ECTS는 이같은 단점을 대거 보완한 유일한 국제규격이어서 장차 웹프로그램과 접목된다면 폭발적으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자신했다.
ECTS의 잠재력은 이번 서울회의에 참석한 루슨트테크놀로지(미국) 지멘스(독일) 히타치(일본) 등 세계적인 정보통신업체들의 반응만으로도 어느정도 짐작은 가는 대목이다. 특히 이 규격은 한국, 미국, 독일, 영국, 일본 세계 주요 39개국이 회원으로 가입돼 정보통신 및 컴퓨터시스템간 각종 통신방식과 서비스 관련해 현재 1백여종의 국제규격을 논의하고 있는 ISO/IEC JTC1/SC6의 최대 역점 분야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번 ECTS규격제정에서 간과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사실은 이 규격이 ISO(국제표준화기구)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 ITU(국제통신연맹) 등 세계 3대 표준화기구의 공동 노력의 결실이란 점. 이는 그만큼 이 규격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높다는 점을 의미하며 여기에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장차 국내 정보통신기술 및 산업의 국제적인 위상제고와 관련산업의 경쟁력제고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표준화가 국제경쟁력의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면서 세계 각국이 새로운 규격이 자국에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번 ECTS규격제정 주도를 계기로 국제표준 제정에 모든 전문가들의 총체적인 노력이 수반돼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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