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3사가 최근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전문업체들과의 경쟁관계에 있던 한계사업을 속속 정리 함에 따라 그동안 가전3사에 의해 주도된 국내 가전시장이 가전3사와 전문업체의 이원화 구도로 정착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전자,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 3사는 최근 사업구조조정 작업을 통해 그동안 채산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전문업체들과 힘겨루기를 해오던 오디오, 전자악기, 소형가전 등의 한계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대신 백색가전과 첨단 정보가전 등 주력 사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전문업체의 사업부 인수등 문어발식 확장을 통해 전문업체들의 사업영역에 앞다퉈 뛰어들었던 가전 3사가 이번엔 역으로 분사 및 매각을 통해 사업의 주도권을 전문업체들에게 넘겨주고 있다. 또 사업을 계속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는 비주력 사업의 경우 전문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생산 및 개발부문은 전문업체에게 맡기고 자신들은 내수판매 및 수출부문에만 주력키로 함에 따라 앞으로 국내 가전시장에서 가전3사와 전문업체간의 새로운 역할분담 체계의 구축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오디오시장의 경우 해태전자, 아남전자, 롯데전자, 태광산업등 오디오 전문업체들과 치열한 선점경쟁을 벌여온 삼성전자와 대우전자가 올들어 이들과의 내수경쟁을 사실상 포기하고 수출에 주력키로 함에 따라 시장 경쟁구도가 전문업체들간의 4파전 양상으로 압축돼 가고 있다.
더욱이 가전 3사는 내수품목의 자체 생산을 당분간 포기하고 국내 업체로부터 아웃소싱을 통해 제품을 공급받아 유통망을 통해 판매에 주력키로 함에 따라 오디오시장에선 가전 3사와 전문업체들과의 경쟁관계가 무너지고 역할분담을 통한 협력체제가 형성될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악기 분야에선 LG전자가 디지털 피아노사업을 전문업체인 한국전자에 매각한데 이어 내수시장의 50%이상을 점유해 시장 수위를 달리던 대우전자 마저 최근 분사를 통해 전문업체인 벨로체에 사업 일체를 이관함으로써 이 시장의 주도권도 영창악기, 삼익악기, 한국전자, 벨로체등 전문업체들에게 완전히 넘어갔다.
가전 3사와 중소 전문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소형가전 분야에서도 최근 가전 3사가 대다수 소형가전 품목을 전문업체들에게 넘기고 아웃소싱을 통해 일부 품목을 공급받기로 함에 따라 앞으로 이 시장도 전문업체들이 주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의 사업구조조정으로 가전 3사와 전문업체간의 사업영역이 구분되고 새로운 역할분담 체계가 구축됨으로써 향후 국내 가전산업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되고 전문업체들의 위상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가전3사 중심의 국내 가전시장 구조에 일대 변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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