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적외선 데이터통신 "10월께 표준화"

최근 일본 오사카市에서는 적외선데이터통신의 보급과 관련, 의미있는 행사가 열렸다. 적외선데이터통신규격 표준화단체인 IrDA(Infrared Data Association)의 정기 회의와 전시회가 그것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고속규격 책정 등 IrDA인터페이스의 보급확대를 촉진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들이 결정되고, 전시회에서는 그 방안들을 담은 시제품들이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IrDA는 PC와 휴대정보단말기기간 데이터통신을 무선화하기 위한 적외선 데이터통신 규격을 표준화하고, 그 표준규격을 보급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러나 휴대정보기기나 노트북PC로의 IrDA 인터페이스 탑재는 그다지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이번 IrDA 행사는 결과적으로 이같은 상황에서 벗어나 적외선데이터통신규격의 보급 확대를 촉진시키기 위한 자리로서 큰 의미를 갖게 된다.

회의에서 가장 주목되는 사항은 고속규격 책정의 결정으로 구체적으로는 현행 표준 전송방식인 4Mbps보다 훨씬 빠른 16Mbps와 1백Mbps 방식을 표준화해 나가기로 합의한 점이다.

1백Mbps방식은 미국의 애플컴퓨터가 개발하고, 국제전기전자전문가협회(IEEE)가 표준으로 책정한 디지털기기간 인터페이스 「IEEE 1394」와의 접속을 위한 것이다. IEEE 1394는 PC와 디지털가전 간의 데이터송수신을 1백Mbps∼1Gbps의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다.

16Mbps방식은 다분히 디지털 카메라를 의식한 것으로, 예컨대 용량이 20MB 정도인 메모리카드에 담겨져 있는 영상데이터의 경우 20초 이내의 비교적 짧은 시간에 모두 전송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는 16Mbps방식에 대해서 미국의 휴렛패커드(HP)와 샤프가 각기 다른 전송기술로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 때문에 실질적인 표준화는 오는 10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HP가 제안한 방식은 4Mbps방식용 컨트롤로 대규모집적회로(LSI)의 변경을 최소화해 16Mbps를 실현하는 것이다. 현행 전송표준인 4Mbps방식에서는 분할한 슬롯(홈)이 어느 지점에서 발광하는지를 알아내 하나의 심벌(2비트)을 전송하는 방식을 채용하고 있는데, HP방식에서는 1심벌의 전송시간을 4분의 1로 단축해 4배 높은 전송속도를 얻게 된다.

샤프가 제안한 16Mbps방식은 1백Mbps 이상의 데이터전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행 4백Mbps IEEE 1394에서 사용하고 있는 8B/10B 부호화기술을 채용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또 적외선데이터통신 형태의 다양화, 즉 응용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됐다. 지금까지의 표준사양은 기기와 기기를 1대 1 또는 1대 다(多)로 접속하는 것이었는데, 이번에 「다 대 다」 접속의 무선 근거리통신망(LAN)규격안이 새로 승인됐기 때문이다.

이 무선 LAN규격은 HP와 IBM 등이 제안했는데, 특히 단말기기에 설치하는 비용이 10달러 안팎으로 전파를 사용하는 IEEE 802.11 규격의 무선 LAN에 비하면 10분의 1에 불과하다. 또 최대 전송거리는 10m이고 전송속도는 2백50kbps∼4Mbps다.

한편 전시회에서는 고속 전송규격과 무선 LAN규격 등을 응용한 시작제품이나 기존 IrDA 인터페이스를 탑재한 새로운 응용기기 등이 선보였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NTT이동통신망(NTT도코모)이 내놓은 적외선 무선통신 기능의 휴대전화기. 지난해 10월 IrDA가 휴대전화기용으로 표준화한 「IrMC(Infrared Mobile Communication)」 규격을 채용하는 이 전화기는 스피커와 마이크로폰을 갖춘 받침대(크레이들)에 휴대전화기를 올려놓는 방법으로 스피커폰 기능을 실현하는데, 음성데이터는 적외선으로 주고받는다.

이와 관련해 미국과 유럽의 항공사들은 IrMC 규격을 이용해 탑승객의 휴대전화기를 전파없이 기내에서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좌석에 IrMC 대응의 적외선 데이터통신 인터페이스를 갖춰 탑승객의 휴대전화기와 접속하는 방안이다.

샤프는 리모컨, 마우스, 키보드 등을 겨냥한 인터페이스 「IrControl(구 IrBus)」을 리모컨에 실제 장착한 응용제품을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이것은 리모컨과 세트톱박스에 InControl 기능을 장착해 세트톱박스로부터 리모컨에 전자프로그램 데이터를 보낼 수 있다. 사용자는 리모컨의 전자프로그램 데이터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세트톱박스에 다시 보내면 된다.

일본전신전화(NTT)는 IrDA 인터페이스를 탑재한 공중전화기를 선보였다. NTT는 이미 지난달부터 도쿄를 중심으로 이 전화기를 설치하고 있다. NTT는 내년 도입하는 IC카드 대응 공중전화기에도 IrDA 인터페이스를 표준탑재할 계획이다.

이밖에 카시오계산기는 전자화폐 등으로 활용가능한 적외선 데이터통신 기능의 손목시계를 선보였으며, HP는 16Mbps방식 데이터 전송장치의 시제품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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