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첨단산업 법안 마련 "급피치"

최근 미국에서는 정보기술(IT)과 인터넷 관련 법안 마련작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미 「C넷」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정부와 의회는 IT분야에서는 암호규제 완화, 인력난 해소 등에 관한 법률안을, 인터넷 분야에서는 지적재산권, 개인정보 보호, 인터넷비과세 등에 관한 법률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IT와 인터넷의 급성장에도 불구, 관련 법규의 미비로 개인정보, 지적 재산권 등과 관련한 문제가 대거 발생하고 있는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IT와 관련해서는 하원의 과학위원회가 과학기술분야에서 여성 인력의 활용, 승진, 교육 등을 활성화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이 법안은 IT에서 정부 및 정부 기관이 주도적으로 여성인력을 할당해 배치하며 과학, 기술공학 등 11개 IT부문에서 여성 인력 확보를 위한 위원회 설치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상원은 암호 소프트웨어 수출을 완화하는 법안인 「E-프라이버시 법안」을 최근 마련했다. 이 법안에서는 온라인 통신과 전자상거래(EC)에 활용하는 암호 소프트웨어는 정부 간섭 없이 국가간 자유로운 수출이 가능한 반면 북한, 이라크, 리비아 등 적대국가에 대한 암호 소프트웨어는 계속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상원은 또 현재 부족한 첨단 IT기술에 관한 기술인력을 원활히 확보하기 위해 앞으로 워크 비자 등을 활용해 첨단 기술을 소지한 외국 인력을 확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상정할 방침이다.

인터넷 관련으로는 상, 하원과 정부는 다수의 법률을 준비 중인데, 최근 상원은 인터넷상의 소프트웨어, 영상, 문학 등에 관한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는 법률인 「디지털 밀레니움 지적재산법」을 가결했다. 이 법안은 미국이 지난 96년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와의 다자간 협상을 거쳐 발안한 「저작권 보호시행 법안」을 인터넷으로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지고 있으며, 하원의 승인을 거쳐 곧 법률안으로 구체화될 예정이다.

상원은 또 불법 정크메일에 대해서도 철퇴를 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정크메일을 송신하는 개인 및 회사는 정크메일에 자신의 전화번호, 법인, 주민 번호를 기입해야 하며 이를 위반시 1만5천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원 상무 위원회도 인터넷폰 및 EC에 대해 향후 3년간 세금을 유보하는 「인터넷비과세법」을 최근 가결했다. 이 법안은 미 주정부는 향후 3년간 EC, 인터넷 접속, 인터넷폰 등에 인터넷 세금을 일체 징수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담고 있다. 그러나 미 상원은 인터넷관련 서비스에 대한 세금 면제를 6년으로 연장할 것으로 주장하고 있어 상원 심사과정에서 이 법안에 대한 논쟁이 본격적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미 정부 역시 이에 발맞추어 법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난 14일 엘 고어 미 부통령은 인터넷상에서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법안인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안」을 제시했다. 이 법안은 개인의 의료 기록 및 아동의 개인 정보 등 개인정보 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를 위해 미 상무부 산하에 관련 부서를 설치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정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