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빈대나 벌레를 뜻하는 버그(Bug)는 컴퓨터가 일으키는 오동작을 의미한다. 버그도 그 종류가 다양하지만 대체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소프트웨어 자체의 이상이 생기는 경우를 지칭하고 있다. 이런 종류의 버그는 해당 소프트웨어의 베타 버전에서 대체로 감지, 수정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소프트웨어 자체의 결함보다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발생하는 버그가 등장해 개별 업체가 단독으로 처리하기에는 힘든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21세기를 앞둔 지금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버그는 크게 3가지 정도.
하나는 2000년을 1900년으로 인식함으로써 생기는 유명한 「밀레니엄 버그」. 가장 대표적인 버그로 전세계 각국이 초미의 관심을 가지고 문제해결에 나서고 있는 공통과제다.
두번째는 「유러 버그」. 유럽통합의 핵심으로 떠오른 단일화폐 유러는 내년 1월부터 금융기관 거래 등에서 사용된다. 그러나 각국의 통화와 유러 통화와의 교환율을 어떻게 정하느냐는 문제가 아직까지 숙제로 남아 있다. 예를 들어 유러 통화를 1로 간주할 때 A국의 통화교환율이 1대0.2785378… 식으로 무한소수를 기록한다면 어디서 잘라야 할지 반올림해야 할지 문제가 발생한다. 일종의 버그다. 금융기관간 대형 거래가 오가는 경우 이는 큰 문제의 소지가 된다.
세번째 버그는 미국의 이른바 「D10k」 버그. 최근 들어 미국 경제의 호황세에 힘입어 미국의 주가가 사상유례 없는 폭등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우존스의 공업평균 지수가 10,000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컴퓨터에서는 네자리 수밖에 인식하지 못해 10,000을 0,000 즉 0으로 해석해 버린다. 그러면 주가지수에 따라 사자, 팔자를 자동 처리하는 주식투자시스템이 가동해 투매에 나서 증권가는 일대 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
어느 하나도 무시할 수 없으며 또 반드시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임이 틀림없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비록 이같은 버그가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잠재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전혀 해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문제는 이같은 문제를 최고경영층에서부터 깊이 인식하고 하루빨리 문제해결에 나서는 것이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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