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모뎀시장은 지난 94년부터 인터넷 열풍과 통신을 이용한 원격접속환경이 보편화함에 따라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적인 모뎀칩세트 제조회사인 록웰 세미컨덕터시스템스의 시장전망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모뎀 보급대수는 97년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약 3천5백만대, 개별판매방식으로 2천2백만대 등 총 5천7백만대에 달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도 OEM으로 4천만대, 개별판매방식으로 3천5백만대가 공급되는 등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록웰은 전망하고 있다.
또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인스탯도 지난 한해 7천만대의 인터넷 접속가능 PC가 보급됐고 2001년에는 2억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해 모뎀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가늠케 하고 있다.
앞으로 통신 및 모뎀시장은 인터넷의 상업화가 급진전됨에 따라 세계적인 유통회사들의 인터넷 참여가 잇따르면서 안정적인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통신데이터의 크기 또한 괄목할 만한 증대가 이루어져 모뎀의 성능향상 역시 급진전될 전망이다.
미국 정보기술시장 자문업체인 말로프그룹 인터내셔널은 인터넷 보급 초창기였던 지난 94년 4월 5천만달러였던 미국의 인터넷접속서비스시장은 95년 1억5천만달러, 96년 19억달러를 기록한 이래 급팽창해 97년 10월 84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이 업체는 통신이용 요금인하와 56kbps 모뎀의 표준프로토콜 제정 및 서비스 품질향상 등이 계속돼 올해말에는 시장규모가 1백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세계 모뎀시장은 56kbps모뎀이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관련업계는 추정하고 있으며 그 비중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56kbps모뎀 보급에 걸림돌로 작용해오던 표준문제가 최근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의해 해결됨에 따라 모뎀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모뎀제조회사들뿐 아니라 정보서비스업체들의 잇따른 참여도 예상되고 있다.
모뎀 핵심부품인 56kbps칩 시장은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와 록웰 세미컨덕터시스템스, 루슨트가 3분할하고 있는 상황. 시장조사기관인 포워드콘셉트사가 최근 발표한 97년 56kbps모뎀시장 조사자료에 따르면 전체 모뎀칩시장에서 TI가 약 53%를, 록웰이 32%, 루슨트가 14%를 차지해 이들 3사의 비중이 거의 99%에 가까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미 이들 3사외에도 표준안이 확정된 56kbps모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그 구체적인 징후는 가격에서 드러나고 있다. 미국 다이아몬드 멀티미디어사는 V.90규격과 호환되는 56kbps모뎀(수프라익스프레스) 내외장형 제품을 최근 출시해 99.95달러에 공급하고 있으며 스리콤도 윈모뎀 V.90버전을 99달러에 공급함으로써 56kbps모뎀 시장 선점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56kbps모뎀의 표준화와 더불어 세계 모뎀시장에서 또 하나의 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것은 비대칭 디지털 가입자 회선(ADSL)모뎀 등장이다. 현재 TI와 록웰 등 대부분의 칩제조회사들은 차세대 고속통신 모뎀으로 ADSL제품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인스탯사는 지난 96년 태동기에 불과했던 ADSL모뎀시장이 오는 99년에는 5백만대, 2000년에는 1천2백50만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2002년에는 1천8백만대에 가까운 ADSL모뎀이 보급될 것으로 예상돼 ADSL모뎀은 차세대 통신시장의 주역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이미 미국 지역통신사업자들은 ADSL기술을 사용한 고속통신서비스 구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지역통신사업자인 GTE가 6개주에서 ADSL서비스에 착수했으며 텍사스주를 기반으로 하는 SBC커뮤니케이션도 실용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험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는 벨 애틀랜틱사도 올 중반쯤에는 ADSL서비스를 상용화할 전망이다.
미국 지역통신사업자들이 이같이 ADSL서비스를 서두르고 있는 이유는 지난 96년 미국 통신법 개정으로 통신사업 진출이 가능하게 된 케이블TV업체에 맞서 새 기술 ADSL를 활용한 고속통신서비스로 경쟁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멀티미디어시대의 고속통신 인프라를 둘러싸고 케이블망과 ADSL을 이용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모뎀의 일부기능을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해주는 소프트웨어 모뎀 시장의 확대추세도 세계 모뎀업계를 뜨겁게 달구는 이슈로 등장한 상태다. 소프트웨어 모뎀은 설치가 간단하고 업그레이드가 손쉬운 장점을 가지고 있어 최근 저가PC 시장의 급성장 추세와 맞물려 수요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미 록웰이나 모토롤러, 아날로그 디바이스, ESS 등 모뎀칩 제조회사들은 이 시장 선점을 위해 제품출시를 서둘러 진행하고 있으며 성능과 속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데스크톱PC는 물론 개인휴대단말기(PDA)나 휴대전화, HPC 등 광범위한 분야를 타깃으로 하는 제품들이 출시될 전망이다. 특히 모토롤러의 경우 모뎀사업을 매각하면서도 소프트웨어 모뎀 부분은 개발을 추진키로 해 소프트웨어 모뎀에 대한 가능성을 천명한 바 있다.
소프트웨어 모뎀과 관련해 많은 시장조사업체들은 일부 팜톱제품의 경우 현재 인터넷 접속용으로 PC카드 등을 사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소프트웨어 모뎀의 채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외에도 소프트웨어 모뎀은 전세계적으로 1천달러대의 저가형 PC가 관심의 대상이 되면서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칩세트의 간소화를 통해 모뎀가격을 상당부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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