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 1.4분기 삼성전자 가전사업 관련 모든 부서는 경상이익을 창출, 삼성전자의 숨통을 열어준 효도사업부가 됐다. 그렇지만 사업에 대한 전권을 쥐고 있는 각 사업부장들은 최고경영층으로 부터 적자를 면치 못했다는 호된 질책을 받아야 했다.
관련업계의 시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같은 현상은 윤종용 사장의 「1천원대 경쟁전략」에서 비롯된다.
윤사장은 『삼성전자의 가전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1달러당 1천원의 환율에서도 버틸 수 있어야 한다』며 모든 사업지표를 환율 1천원에 맞춰 놓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 1.4분기의 평균 환율이 달러당 1천4백원이었다고 가정하면 40%의 경상이익을 내지 못한 사업부는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평가되는 것은 물론이다. 실제 삼성전자 가전사업부에서는 현재의 환율에 따른 매출 및 손익계산서 옆에 1천원의 환율에 맞춘 매출 및 손익계산서를 반드시 기재하도록 돼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현재 삼성전자 전 가전사업부문은 달러당 1천2백원 수준에서는 어느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가 됐다는 게 삼성전자 측의 자체평가다. 이것은 현재의 환율을 기준으로 하면 15% 이상의 경상이익을 낼 수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원가절감 및 생산성노력이 계속된다면 올 한해에는 달러당 1천원대 환율로도 충분히 채산성의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1천원대 경쟁전략은 IMF경제위기 속에서 환율 등 외부환경에 의해 울고 웃어야 할 정도의 취약한 체질을 갖고 있는 국내 가전산업이 세계 어느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뼈를 깎는 노력을 보여 주고 있는 생생한 현장의 모습인 셈이다.
<양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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