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在一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고려대 대학원 계량경제학 수료
공군 보급장교
연세대 경영대학원 졸업
IBM 공인전문가
한국IBM 전문부장, 정보전략기획 컨설팅 팀리더
한국IBM 서비스 사업본부 컨설턴트 전문위원
저서 :「IBM의 한국적 정보전략계획 수립 방법론」(나경문화사, 1997)
「지식관리 경영」은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다고 볼 수 있으나 그 용어가 학문적으로 생성되고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으로 부각된 것은 정보화와 함께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정보기술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식이란 단어만 보아도 그렇다. 컴퓨터가 처음 등장하던 때에 우리는 「데이터」란 말을 많이 써왔다. 당시에는 이른바 EDPS(Electronic Data Processing System)란 말이 흔히 사용됐다. 하지만 요즘은 더 이상 이런 용어를 쓰지 않는다. 이제는 「정보(인포메이션)」라는 단어가 데이터를 대신하고 있다. MIS(Management Information System)란 용어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만큼 「정보」는 「데이터」보다 한 차원 진화된 용어라 할 것이다. 인간에게 좀 더 유용한 형태로 가공되어진 데이터인 것이다. 그러던 것이 최근 들어 이 용어는 한 번 더 진화할 시점에 와 있다. 그것이 바로 「지식」이라는 단어이다.
「지식」은 「정보」와 무엇이 다른가. 간단히 말하자면 많은 정보들이 일정 시간을 두고 축적되어져 체계화하고 한층 더 농축되어진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때문에 이제 모든 조직들은 「정보」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더 나아가 「지식」을 관리해야만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게 됐다. MIS가 또다시 KMS(Knowledge Management System)로 진화한다고나 할까.
이와 관련된 시스템의 발전 배경을 살펴보자. 이미 언급했듯이 EDPS 시절에서 MIS시절로 바뀌면서 조직들이 관심을 가졌던 중요한 시스템으로는 의사결정 지원시스템(DSS; Decision Support System)을 들 수 있다. 컴퓨터 기술을 단지 말단 조직원들의 단순 반복적 업무를 자동화해 주는 영역에서 벗어나 의사결정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고급 정보들을 가공하는데 활용해 보자는 의도의 시스템이었다.
그런데 이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반드시 필요한 선행 과제가 발견됐다. 바로 통합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그것이다. 각 분야별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으로는 여러가지 요인들을 종합해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관리층에게 도움이 안된다는 사실이 발견된 것이다.
통합 데이터 베이스 구축이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룩하다 보니 이번엔 또 다른 문제점이 등장했다.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와 정보들이 날마다 축적되기 시작하면서 그 속에서 「지금 내게 꼭 필요한 정보」를 찾는 것은 마치 「태평양에서 바늘 하나 찾기」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결국 최근들어 등장하는 새로운 개념들로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 금광을캐듯이 산더미같이 쌓인 데이터들 속에서 유용한 정보를 찾아내기란 의미), 「데이터 웨어하우징」(Data Warehousing; 데이터들을 일정 목록별로 분류하여 계층화함으로써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개념)등이 있음은 잘 알려져 있다.
이와 동시에 또 다른 측면에서의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졌다. 시스템 변천이 조직 내의 데이터의 축적 및 관리에 대한 측면이라면 또 다른 측면은 그러한 정보 또는 지식의 전달 및공유에 관한 것으로 소위 통신기술의 발전이다.
오늘날 이같은 측면에서의 기술적 진보는 「인터넷」과 「그룹웨어」란 두 가지 용어 안에 모두 융합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텍스트 뿐만 아니라 화상정보, 음성정보 등 각종 정보들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자재로 전달되어 질 수 있도록 하는 이 두 가지 기술은 앞서 살펴 본 이른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기술과 결합하여 자연스럽게 조직들로 하여금 「지식관리 경영」이라고 하는 새로운 비전에 새삼 도전하도록 했다.
물론 단순히 「비전」의 수준으로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며 이에 관련된 시스템에 대한 연구 또한 활발하게 진행되어 선진국의 몇몇 선두 기업과 조직들은 이미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지식관리를 시스템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식을 두 가지로 구분하여 볼 필요가 있다(로터스 연구소 발표 논문 「Knowledge Management and Collaboration Technologies」참조. Web 주소: http://www.lotus.com/services/institute). 지식에는 명료하고 체계화된 지식(explicit knowledge)과 애매하고 경험적인 지식(tacit knowledge)이 있다. 이 두 가지 지식에 대해 각각 시스템의 접근 방법이 달라야 한다. 물론 대부분의 조직에 있어 이 두 가지 지식은 모두 존재하며 당연히 두 가지 종류의 시스템이 모두 필요하다.
우선 「명료한 지식」의 경우를 보자. 이러한 지식은 쉽게 코드화가 가능하며 기록하기도 쉽다. 또 그 내용을 해석하기도 쉽다. 이 경우, 시스템은 주로 지식의 습득, 결합, 해석, 그리고 배분의 중심 역할을 감당하도록 할 수가 있다. 반면, 「애매한 지식」의 경우는 그 의미가 아직 불분명하고 해석이 어렵기 때문에 화상 회의나 직접 의사소통등의 높은 상호작용을 필요로 한다.
시스템의 측면에서는 전자우편 기능이나 토론을 위한 데이터 베이스 기능 등이 바람직하다. 두 가지의 경우 모두 시스템의 핵심은 소위 리포지토리(Repository)라 불리우는 지식의 중앙 저장소를 구축하는 것이다. 과거의 통합 데이터 베이스 개념이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거쳐 이제는 「지식 저장소」라는 개념으로 발전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형태의 지식에 따라 적용업무 시스템도 각각 다른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하나는 「배분 중심 시스템」이고 또 하나는 「상호협력 중심 시스템」이다.
전자의 시스템은 「명료한 지식」을 다루는데 적합하며 정보의 순서적 입력과 출력 기능에 중점을 두게 된다. 또 지식에의 유연한 접근, 융통성있는 형태의 지원 등이 강조된다. 상대적으로 지식 저장소와 그곳에 담겨있는 지식 자체에 관심이 집중되며 지식 제공자, 사용자들에게 숨어있는 「애매한 지식」에 대한 관심은 적다.
반면 「상호협력 중심의 시스템」은 「애매한 지식」을 다루기 위한 시스템의 형태로 기본적으로 「애매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간의 상호교류에 관심이 집중된다. 예컨대 단순히 특정 지식과 관련된 동호회에 소속된 개인들의 주소록 형태가 될 수도 있다.
또는 전자회의실이나 토론장 등을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이 자신의 지식을 선전하거나 혹은 공개질문을 통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 등으로 구성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일반화되어있는 국내 컴퓨터 통신망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전자게시판 기능이 대표적 사례라 하겠다.
물론 그룹웨어 등의 기술을 활용하면 이보다 더 정교한 시스템 제공도 가능하다. 다양한 상호교류 제공과 더불어 축적되는 지식들이 과학적으로 분류, 체계화됨으로써 「애매한 지식」에서 「명료한 지식」으로 전환되도록 지원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지식관리 경영」을 도입하는데 있어 주요 장애요인과 성공요인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함께 표현이 가능하다. 그 3대 요소를 말한다면 사람, 프로세스, 그리고 기술이라 할수 있다.
우선 모든 조직 경영에 관련된 기술의 핵심 성패 요소는 언제나 사람이다. 특히 우리의 주제인 「지식관리 경영」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지적 자산으로서의 지식을 효율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강하게 연결되고 헌신되어진 공동체의식의 고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미 공동체 사회를 연상해보자. 물론 사람들은 개미와 달리 다양한 동기부여 프로그램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것은 끊임없이 반복 강화되어 지식의 공유가 최고의 가치로 인정되는 조직문화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
또 지식을 효과적으로 포착하여 축적시키고 재사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잘 구조화된 프로세스들이 필요하다. 이러한 프로세스들은 조직원들이 언제 어디에 있든지 손쉽게 지적 자산들을 「꼭 필요한 정보」를 「최신(最新)의 갱신된 내용」으로, 그리고 「꼭 맞는 형태로」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함께 각종 기술과 도구들은 지식을 공유하고, 재사용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팀간 네트워킹을 가능하게 해 준다. 그룹웨어, 인터넷(인트라넷), 전자우편, 첨단 전화시스템 등이 그 구체적 기술들이다. 어떤 기술들은 아직 덜 성숙된 상태이기도 하며 사용자들의 모든 요구를 완벽하게 구현시키기에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이러한 기술들을 각 조직들이 각자의 독특한 문화에 접목시켜 나가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6.25 전쟁이후 최대의 국난을 맞고 있다. 국가 경쟁력의 강화는 국민모두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 아니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부존 자원조차 넉넉하지 않은 우리 나라로서는 거의 유일한 자산이라 할 수 있는 우리들 머리 속에 담겨 있는 지식을 잘 관리하여 그 가치를 극대화하자는 시도는 실로 그 중요성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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