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주전산기의 39.8%가 오는 2000년(Y2k)에 발생할 「밀레니엄 버그」에 무방비상태로 나타나 시급히 교체 또는 수정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부문의 2000년 문제 대응추진현황」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국내 34개 은행(금융결제원 포함)이 보유하고 있는 전체 전산자원의 16.7%, 주전산기 부문의 39.8%가 2000년 문제로 교체하거나 수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권별로는 은행의 경우 2000년 문제 영향을 받는 부문은 크게 SW, 데이터베이스(DB), 주전산기, 기타기기 등으로 SW의 경우 총 36만9천여개 중 20%에 해당하는 7만5천여개, DB는 6만1천여개 중 8% 정도인 5천여개, 주전산기는 1천1백여개 중 42% 정도인 4백60여개, 기타기기는 16만2천여개 중 11%인 1만8천여개가 밀레니엄 버그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각 은행은 현재 금융정보화추진분과위원회가 마련한 「2000년 문제에 대한 금융기관 대응지침」에 따라 올해 말 완료를 목표로 내부 전산시스템 수정 및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3월 말 현재 34개 은행 가운데 20개 은행이 50% 이상의 진척을 보이고 있으며, 한일, 광주, 수출입은행 등 일부 은행은 이미 90% 이상 진척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지침은 올 연말까지 은행별로 내부 전산시스템의 수정 및 테스트를 완료하고 내년 6월 말까지 외부기관과의 연결테스트를 마친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국내 은행들이 밀레니엄 버그 해결을 위해 투입해야 할 비용으로 인건비(2백76억여원)를 비롯해 HW(5백36억여원), SW(2백16억여원), 외주용역(89억여원), 기타(33억여원)부문 등에 모두 1천1백53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부문의 경우 세부 대응계획 수립이 지연되는 등 개별기관의 대응실적은 다소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증권 공동온라인시스템을 최근 신 시스템으로 대체함으로써 증권거래와 관련해 2000년 문제가 대부분 해결됐으며, 여타 부분적인 보완작업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증권사간 공동 연계테스트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보험부문은 대부분의 보험사가 올해 말까지 내부시스템에의 대응작업을 완료할 예정인데 3월 말 현재 55개 기관 중 17개 기관이 내부시스템 수정작업을 50% 이상 해결한 것으로 집계됐다.
종합금융부문의 경우 다수 종금사들이 외환위기 이후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 밀레니엄버그 문제 대응에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정이다.
한국은행은 이에 따라 앞으로 금융기관간 문제해결 추진상황에 대해 모니터링은 물론 관련기관간 정보교환, 은행감독원 등 감독기구와의 공조를 통한 세부추진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할 수 있도록 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한국은행은 2000년 문제에의 대응이 미흡해 전체 지급결제시스템의 원활한 운용을 저해하는 금융기관에 대해 대응조치 완료시까지 지급결제시스템 참여를 일시적으로 정지시키는 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지난해 초 마련한 「금융정보망 안전대책기준」에 따라 금융기관별로 작성토록 돼 있는 업무수행계획을 추가 보완토록 독려해 나갈 방침이다.
<구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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