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교육전산망 제구실 못한다

지난달 30일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오후 4시까지 20시간 동안 국내 3백여개 대학에서 사용하는 교육전산망 국제회선이 「완전 먹통」이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의 발단은 부산기점 60㎞ 지점에 포설된 한, 일간 해저광케이블인 「아시아태평양케이블네트워크(APCN)」가 절단된 것과 동시에 이를 통해 각각 T3(45Mbps)급 인터넷 국제회선을 운영하던 한국통신, 데이콤, 아이네트 등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들의 해외 인터넷서비스가 한꺼번에 중단되면서 발생했다. <전자신문 8일자 5면 참조>

ISP업체들은 즉각 FLAG, RJK 등 다른 해저 케이블 및 위성을 총동원, 인터넷서비스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로부터 일주일이 넘는 지금까지 국내 인터넷 사용자들은 『해외통신을 할 때 현저한 속도저하를 느낀다』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국내 인터넷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교육전산망의 경우 데이콤, 한국통신 등으로부터 가까스로 T1(1.544Mbps)급 회선 7개를 확보했으나 그 용량은 전부 합쳐도 10Mbps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최근 교육전산망의 해외통신량은 평소에도 25~30Mbps선을 유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회선용량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더욱이 부산대 등 대부분의 지방대학은 교육망 본부가 있는 서울대와 지역센터간 회선용량이 겨우 T1급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 사건이 터지기 전에도 회선용량을 거의 1백% 소진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이들 지방대학 학생과 교수들이 최근 국내는 물론 해외와 인터넷 통신을 시도할 때마다 겪어야 하는 고충은 수도권 지역의 네티즌들이 겪고 있는 것과도 그 차원을 달리한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부산대에 다니는 한 학생(사회학과 4년, 인터넷 주소 leejuy@hyowon.pusan.ac.kr)은 교육전산망이 완전히 다운됐던 지난 30일 저녁 늦게 코리아네트의 한 뉴스(토론)그룹에서 정부 정보화정책의 허구를 「거꾸로 가는 교육정보화정책」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이 뉴스그룹에서 『내가 오늘 학교에 안 가기를 백번 잘했다』며 그 이유로 『네트워크가 다운된 학교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많은 연구자들이 이날 멍청한 네트워크를 보고 발을 동동 굴렀을 것이고 또 학교 전산실 직원들은 5월 1일 근로자의 날에도 쉬지 못하고 컴퓨터를 붙잡고 씨름해야 할 것을 생각하니 남의 일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교육망의 통신적체가 앞으로 개선되기는커녕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김은경 서울대 교육전산망 실장은 『1년에 T3급 통신망 회선 임대료로만 약 80억원이 필요한 데 비해 올해 예산은 회선 사용료 40억원을 포함, 총 45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올 하반기에는 회선사용료를 확보하지 못해 해외 인터넷 통신이 두절될 수도 있다』며 교육부 당국에 시급한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가 「꿈의 정보통신망」이라고 지칭해왔던 인터넷. 그러나 우리는 이번 교육전산망 두절 사건을 통해 「정보고속도로도 적절하게 관리하지 못하면 불의의 재앙을 가져올 수도 있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는 교훈을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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