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慶烈 중소기업진흥공단 정보산업부장
노래를 잘 못부르는 사람을 음치라 하고, 운동에 둔감한 사람을 둔치라 한다. 그럼 창의력이 부족한 사람은 무엇이라 부를까. 필자는 이런 사람을 「창치」라 부른다.
요즘엔 어느 모임을 가나 가수 뺨칠 정도로 노래를 잘하는 사람을 자주 보게 된다. 특별히 음치를 찾아 보기 어려운데 아마도 이는 노래방 보급이 한 몫을 했던 것 같다. 또 보통사람들도 테니스나 볼링 같은 운동 한두 가지는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스포츠센터나 각종 스포츠동호회의 역할이 컸다.
그렇다면 창의력이 부족한 「창치」를 교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또 창치를 교정하는 기구나 교육장은 없는 것일까. 초등학교 국어교과서를 보면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로 세분화되어 있다. 그런데 말하고 쓰려면 먼저 생각을 해야하는데 왜 「생각하기」는 가르치지 않는가. 지식인들은 이구동성으로 『21세기의 경쟁력은 창의력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떻게 창의력을 키울 것인지 그 방법론과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드믄 게 현실이다.
창의력은 바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다. 생각하는 방법에도 요령이 있다. 무작정 오래 생각만 한다고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은 아니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데 좋은 기술과 생산성이 필요한 것처럼 생각에도 나름대로 기술과 생산성이 있다. 생각에도 테크닉이 필요한 것이다.
아인슈타인이나 베토벤, 빌 게이츠 같이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그들 나름대로의 생각하는 노하우를 갖고 있음을 금방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의 생각하는 방법을 잘 살펴 그 원리를 터득하여 내것으로 만든다면 누구든지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북송시대의 문장가 구양명은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는 장소를 「3상」이라고 했다. 3상이라 함은 침상(枕上) 즉 잠자리, 안상(鞍上)말을 타고 달릴 때, 요즈음 같으면 차안, 다음은 측상(上)으로 화장실을 일컫는다. 필자는 여기에 관심을 갖고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는 장소가 어디인지에 대하여 학생과 기업인 1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보았다. 그 결과 잠자리, 차안, 화장실, 산책의 순으로 나타났다. 8백년 전 북송시대의 구양명이나 지금 현대인들이거나 생각하는 장소는 거의 같다는 얘기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는 이러한 장소를 어떻게 창의적인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다르게 나타난다. 실제로 유명한 과학자나 발명가들을 보면 이러한 장소들을 활용하는 방법에서 일반인들과 차이가 크다.
이제 이러한 장소들은 비생산적인 장소로 여길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창의적인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시도해 볼 만하다.
필자는 창의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고등학생에서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실습을 해보았다. 그랬더니 작게는 10개에서 많게는 1백여개의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어떤 아이디어는 당장 상품화해도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있었으며 나로서는 평생을 생각해도 못 생각해 낼만한 독특한 아이디어도 적지 않았다. 바로 생각하는 데도 일정한 원리를 알면 누구나 쉽게 좋은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결국 노력만 하면 누구나 아이디어맨이 될 수 있다. 머리가 나쁘다고 한탄만 하지 말고 생각하는 기술을 익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어 보자. 연구원이나 교수 등 학식이 높은 사람만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보통사람들이 자기 생활주변에서 필요로 하는 아이디어를 많이 낼 때 더욱 창의적인 사회가 구현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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