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중견 전자부품업체인 「도킨」이 회사 구성원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상호간 호칭에 존칭형인 「상(さん)」을 붙이는 파격적인 호칭 개혁을 실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기업들은 지위를 나타내는 직급을 호칭으로 사용하는 것이 관례였다. 예를 들어 성이 나가무라인 과장의 경우 「나가무라 가쪼(과장)」라고 부른다. 또 아직 뚜렸한 직급이 없는 직원들의 간에는 하급자는 상급자의 성에 「상」이나 「센바이(선배)」를 붙이지만, 상급자가 하급자를 부를때는 그냥 성을 부르거나 군(くん)을 붙여 부른다.
도킨은 최근 이같은 관례를 깨고 사장을 포함한 회사 구성원 상호간에 개개인의 성에 「상」을 붙여 부르기로 한 것이다. 즉 사장의 성이 나가무라일 경우 지금까지 「나가무라사장」이라고 부르던 것을 「나가무라상」으로, 신입사원의 성이 야마다일 경우 지금까지 「야마다」 또는 「야마다군」이라고 부르던 것을 「야마다상」으로 바꾼 것이다.
도킨은 일본 전자부품업계에서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는 견실한 업체. 이 회사 고위 관계자는 『호칭의 차이로 상하관계를 의식하게 하는 것을 막고 의사소통이 잘되는 사풍을 확립하는 것이 이번 호칭 개혁의 취지』라며 『사원 한사람 한사람이 지위에 위축되지 않고 소신껏 연구 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기업 환경이야말로 궁극적으로 높은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도킨은 이미 3월 한달의 예비기간을 거쳐 4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부서에 따라서는 이를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해 위반시 소액의 벌금을 징수키로 하는 등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좋은 상태이다.
물론 이같은 호칭 개혁이 실질적으로 창조력 향상에 얼마나 기여할지 미지수일 뿐 아니라 어떤 수치로 표현한다는 자체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기업 구성원 개개인의 상상력과 창조력이 과거 어느 때보다 중시되고 있는 현 산업 구조속에서 도킨의 호칭 개혁은 의미있는 시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의 전자부품업계는 전반적으로 호황을 이어왔으나 최근 국내경기의 침체와 아시아지역 통화위기의 영향으로 다소 위축되고 있다. 도킨도 아직은 높은 실적을 유지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신제품 및 신기술 개발만이 살 길이라는 판단 아래 사원들의 창조력 및 도전 의지를 높이기 위해 호칭 개혁을 통한 의식 개혁을 단행하기로 한 것이다.
<심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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