池圭仁 건국대학교 전자정보통신공학과 교수
지난 3월 30일 미국의 앨 고어 부통령은 위성위치측정시스템(GPS)의 정확도를 지금의 10배로 향상시켜 민간에게 제공할 것이라는 미국의 GPS 개선정책을 발표했다. 현재 위치정확도 1백m인 GPS를 가지고도 많은 분야에 활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정확도 10m의 효용성은 더욱 증대될 것이다.
미국은 지난 20여년 동안 GPS의 개발에 1백억 달러를 투자하였고 향후 2016년까지 1백9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의 납세자들은 미국인들의 세금으로 만든 시스템이 왜 외국인들에게 무료로 제공되어야 하느냐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미 전세계 GPS산업의 성장으로 인해 많은 경제적인 이익을 얻고 있다.
GPS는 이미 수신기만의 하드웨어 장사가 아니고 다양한 정보통신과 결합한 시스템사업으로 소프트웨어 기술에 의해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2005년의 세계 GPS시장은 3백10억 달러로 예측되고 있으며 현재 미국 GPS업체의 90% 이상이 수출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GPS는 많은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차량항법장치, 항공, 측량 등은 건설교통부, 위성통신 및 전파는 정보통신부, 군사응용은 국방부로 나뉘어 있을 뿐 아직 GPS 관련정책을 총괄하는 정부기관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GPS에 관련된 한국의 선택은 결국 두 가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GPS 관련산업 및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GPS가 주요 항법시스템이 될 때, 특히 미국이 GPS에 간접적인 사용료를 물리는 방편으로 각 나라에 재정적 혹은 기술적인 지원을 요청할 때 적극 참여해 GPS의 운영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와 병행, 러시아의 GLONASS를 사용하는 등 GPS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도 모색해 볼 만하다.
그러나 GLONASS가 GPS보다 단말기 가격이 비싸고 러시아의 지속적인 위성관리 여부 등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GPS/GLONASS 겸용 수신기의 개발을 추진하거나 아니면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GNSS와 같이 GPS와 GLONASS, 그리고 한국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확장시스템의 개발이다.
다른 하나는 한국의 독자적인 항법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많은 비용과 시간 그리고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일이지만 기술의 자립을 위해서는 필요하다. 다행히 한국은 이동전화, PCS, 호출기 등 다양한 무선통신 인프라를 이미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무선통신 인프라를 이용하면 GPS의 개발이 가능하며 이러한 시스템은 이미 외국의 기업들에 의해 연구개발됐으며 일부 상용화해 사용되고 있다.
국내의 기술수준으로 볼 때 이미 이동통신 단말기 및 기지국 장비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술들을 이용한다면 기존의 무선통신 인프라를 이용한 한국지역에서의 항법시스템 개발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미래의 시대는 정보시대라고 한다.
현재 우리는 위치와 시각에 대해 아주 정확하고 또한 전세계적으로 통일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정보는 새로운 정보형태를 제공할 것이고 기존 정보통신 분야와 결합해 수많은 새로운 응용 분야를 창출할 수 있으며 정보통신의 바다에서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이제 우리도 체계적인 준비를 해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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