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요 반도체업체들의 사업구조 재편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일본 반도체부문 1위 업체인 NEC와 3위인 히타치제작소는 각각 3천억엔과 1천억엔을 투자해 올해 안에 차세대 시스템LSI의 양산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NEC와 히타치의 이번 발표는 시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 메모리 중심의 사업구조를 고수익의 시스템 LSI분야로 전환해 국제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으로, 도시바, 후지쯔 등 다른 경쟁업체들의 추가 발표도 곧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올해 이후 일본 반도체업계의 근본적인 사업구조 변화가 전망된다.
일본 반도체산업은 주력 제품인 D램분야에서 한국과 대만업체들의 급성장으로 수익성이 급속히 악화돼왔다. 이에 따라 NEC와 히타치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D램 의존체질의 탈피가 급선무라고 판단, 외국업체들에 비해 기술 면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시스템LSI를 중심으로 반도체사업을 재편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NEC는 올 10월부터 차세대 시스템LSI의 샘플출하를 시작해 내년 초 구마모토와 야마가타공장에서 양산에 들어갈 방침이다. 초기 양산규모는 월 2백만개 정도이나 수요가 본격화하는 2000년 이후에는 월 1천만개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2000년까지 약 3천억엔을 투자, 세계 최대 규모의 시스템LSI 생산체제를 확립한다.
히타치는 주력 거점인 히타치나가공장을 통해 올해 말부터 시스템LSI의 본격적인 양산을 개시, 내년 중 월 1백만개 규모 생산체제를 정비해 NEC를 추격해나갈 방침이다.
NEC와 히타치가 다른 업체들보다 앞서 차세대 시스템LSI 양산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 업체가 선폭 0.15∼0.18미크론 미세가공기술을 먼저 확립했기 때문이다.
0.18미크론 기술을 이용한 시스템LSI의 양산은 당초 2000년께 시작될 것으로 전망돼 왔는데 NEC와 히타치가 이를 1년 이상 앞당긴 것이다. 0.18미크론 기술채용으로 시스템LSI의 회로집적도를 현재 가공기술을 이용할 때보다 약 3배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스템LSI사업은 처음부터 일본반도체업계가 가장 큰 관심을 보여온 분야로 도시바, 후지쯔, 미쓰비시전기 등도 현재 차세대 시스템LSI 양산체제 확립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00년 일본 주요 5사의 연 설비투자액은 총9천억엔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심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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