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SOHO 육성

金南旭 엘렉스컴퓨터 사장

오늘날 미국의 경제번영은 대기업보다 벤처기업, 특히 정부의 보조와 세금 면제혜택 등을 받으며 정보통신 분야의 독자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 공략에 성공한 SOHO(Small Office Home Office)들이 반석처럼 미국 경제를 받쳐 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지난 80년 말 미국은 심각한 경제불황으로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슬림화를 추진했으며 그 과정에서 취업난과 갑작스런 해고 등으로 수많은 샐러리맨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는데 아마도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아래 있는 현재 우리 경제의 현실을 떠올리면 될 것이다. 이때 많은 고급 두뇌의 실업자들과 전문직에 종사하던 샐러리맨들이 아이디어와 열정을 무기로 시작했던 사업 형태인 SOHO가 처음 등장하기 시작하며 지금의 초경제대국 미국을 탄생시키는 구심점이 되었던 것이다.

아직 우리에게는 낯선 이 SOHO라는 개념은 「사무실의 소형화」 「가정의 사무실화」를 표방하며 선진국에서는 고효율, 저비용의 미래형 사업구조로 이미 10년 전부터 각광받던 사업형태다.

우리나라도 웬만한 사업체에는 전용선이 깔려 있는 등 인터넷 사용자가 해마다 1백% 이상씩 증가하고 있고, 채산성이 없는 부문을 과감히 도려내는 기업들의 다이어트가 계속 확산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앞으로 SOHO가 최적의 기업형태로 각광받게 되면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작은 사무실」 창업이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은 매년 75만개의 SOHO가 새로 생겨나고 있으며 미국 전체 경제활동 인구의 약 3분의 1이 가정을 기반으로 경제활동을 하는 SOHO 인구이다. 이웃 일본에서는 SOHO형태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 약 80만명에 달하고 있으며, 영국의 경우는 전체 비즈니스의 27% 정도가 1인 사업자 형태라고 한 조사기관은 밝히고 있다.

실제로 대기업보다 오히려 소규모 업체에 경쟁력 있는 시장들이 많이 존재한다. SOHO의 급격한 팽창은 소규모 업체에 적합한 합리적 소비시장이 증가하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된 세대들을 타킷으로 하는 다양한 사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또한, 인터넷을 매개로 한 시장규모가 전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과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의 경향도 SOHO 팽창을 부추기고 있다. 광고 디자인, 책 편집 대행, CD 타이틀 제작, 택배서비스, 이사 대행, 맞춤 실내 인테리어, 인터넷을 이용한 고객관리 대행, 중고품 중개업 등 하루에도 수십개씩의 새로운 서비스 사업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맞춤형 서비스들은 대기업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틈새 시장으로서 소규모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갖고 있다.

미국에서 SOHO족은 서재나 가정의 사무실 운영비용 등 상당 부분에 대한 과세를 공제받는 세제혜택을 누리고 있다. 또 일반 기업에서나 받을 수 있는 각종 사무기기 등에 대한 감가상각이나 필요경비에 대해 주정부 차원에서 세제혜택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미국의 주식시장에서 SOHO를 중심으로 한 하이테크주가 활황을 보이고 있고, SOHO용 사무기기 시장 역시 오는 2001년까지 매년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일본의 경우도 정부 차원에서 SOHO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며, 우정성에서는 올해부터 2억9백만엔을 투자해 관동우정국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한다고 한다.

이렇듯 정보화 선진국의 사례에서 보듯 우리나라도 시급히 정부 또는 민간 기업이 앞장서서소자본의 경쟁력있는 SOHO 육성과 지원을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SOHO 직종에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은 먼저 자신의 경험이나 적합한 업종을 선택해야 하며,가능하면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회사에 근무하던 일반 샐러리맨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만 해내면 되었지만 일단 사업을 시작하면 모든 일을 자신이 처리해야 하고 고객관리를 철저히해야 하는 등 마케팅 공부도 소홀히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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