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오디오사업이 중국 혜주삼성법인에 이관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이번 삼성전자의 오디오사업 이관은 매각추진 등으로 그동안 기정사실화됐던 삼성전자의 오디오사업 철수가 사실상 백지화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채산성악화를 겪고 있는 국내 오디오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은 오디오사업에서 철수한다는 극약처방 대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중국법인으로 사업본부를 이관함으로써 오디오사업의 명맥을 유지하고 국내에서는 이를 지원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개발 및 디자인, 품질관리 ,수출지원 등의 기능만 남게되며 내수시장에서의 영업은 혜주법인 및 타 오디오전문업체에서 OEM으로 공급받아 국내판매사업부 산하 머천다이징(MD)그룹에서 맡게 된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측은 『이번 오디오사업의 중국 혜주법인 이관으로 국내에서는 수출중심의 조직으로 전환해 선진국은 물론 중국, CIS, 중남미등 수출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앞으로의 사업전개방향을 밝히고 있다.
중국 혜주삼성법인은 삼성전자가 지난 93년에 2천9백만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오디오전문 생산공장으로 직원이 1천3백명에 연산규모가 1백50만대로 미니컴포넌트와 비디오CD플레이어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오디오사업에 대한 처리문제를 주의깊게 지켜보왔던 경쟁사들은 삼성의 이번 결정을 대부분 반기는 분위기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오디오 사업 포기는 자칫 침체된 국내 오디오 산업을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큰 우려를 나타냈다』며 『특히 헤드폰 카세트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으로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었는데 삼성전자가 사업을 포기했다면 일본업체들과 외롭고 힘든 싸움을 전개해야 할 뻔 했다』고 삼성의 사업재개를 반겼다.
특히 삼성전자가 오디오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수출 중심으로 사업을 강화하고 내수시장은 그동안 중국에서 생산해 역수입해온 물량을 대폭 축소하고 미니컴포넌트와 헤드폰카세트 등의 국내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의 공급물량을 대폭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몇몇 전문업체들과 중소업체들은 삼성전자 특수를 잔뜩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오디오사업본부의 해외이전은 오디오사업의 처리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경쟁업체들에게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국내 오디오업계에서는 국내 생산으로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중국 등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해왔으며 특히 일부 대기업들은 아예 국내에서의 생산을 포기하고 이들 해외생산기지나 국내 전문업체로 부터 제품을 공급받아 사업을 유지했다.
따라서 이번 삼성전자의 오디오사업본부의 해외이관은 생산기지 이전에 이은 후속조치라는 점에서 국내 오디오업계는 물론 전자업계 전체에 경쟁력약화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지난해 갈수록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VCR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VCR사업본부를 인도네시아공장으로 이관하는 문제를 추진했으나 인도네시아 정국이 불안해지면서 전면 보류시킨 바 있기도 하다.
따라서 앞으로 홀로서기에 나선 혜주삼성법인의 성패는 다른 한계사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은 물론 경쟁업체들에겐 시금석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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