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俊鎬 CTI연구소 소장
지금 우리나라가 「금융위기」라는 경제적 혼란을 겪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가 겪어온 과정을 냉철하게 되돌아 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지금과 같은 국가 부도위기라는 벼랑 끝에 또다시 서지 않는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요즘 신문이나 텔레비전, 라디오 등 각종 언론매체에서 나오는 보도를 들어보면 외환위기 도래가 모두 정부가 국가경영을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탓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정경유착으로 재벌들이 문어발식 기업확장을 한 결과 기업이 부실화한 것이 원인이라고도 한다. 이로 인해 재벌기업을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도산하게 되었고 결국 은행이 이 모든 부실채권을 인수하게 되어 차입한 외화를 갚지 못해 이러한 국가적 부도위기까지 몰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같은 주장이 잘못되었다기보다 다만 이 시점에서 외환위기가 어느 한쪽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되었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또 이같은 외환위기를 자초하게 된 원인을 거시적으로 한번 생각해 보고 앞으로의 대책을 점검해 보려고 한다.
80년대 들어 부동산 투기 및 정경유착 등의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면서 경제성장 일변도의 금융만능시대를 가져왔고 「돈이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는 것과 「부동산만 있으면 기업을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다」는 금융풍토가 널리 퍼지면서 날로 부동산 열기가 높아져 급기야는 부동산 값이 수십배, 수백배로 뛰어오르게 되었던 것이다.
은행은 부동산만 가져가면 즉시 자금대출이 가능했고 이에 따라 기업들은 기술개발 투자보다는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렸다.
정부가 이러한 경제운영의 위험을 감지해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 정경유착의 고리를 없애기 위한 금융실명제를 실시했다. 부동산 거품으로 비대해진 건설업체가 도산하기 시작했고 연이어 유수한 제조업체까지도 도산하게 돼 결국 이들 기업에 부동산을 담보로 막대한 자금을 대출해준 은행들도 부실화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던 것이다. 결국 부동산 가격의 거품이 오늘날 우리나라 금융위기를 자초하게 된 근본 원인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이것은 기업에 자금을 대출해 줄 때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해서는 안된다는 뼈아픈 교훈을 남겨 주었다. 우리는 국가 경제운영에 성공한 대만에서 금융제도를 배워야 한다.
앞으로 살 길은 오직 기술개발자금과 벤처기업 투자자금을 적극 활성화하여 많은 중소 기업체를 적극 육성, 고용과 수출증대를 동시에 이뤄 나라 경제를 튼튼히 하는 데 있다.
부동산 거품으로 이루어진 부실기업은 신속히 정리되어야 하지만 자기의 기술을 갖고 있고 부채도 적으나 부동산은 얼마 갖고 있지 못해 대출을 못받아 자금난에 허덕이고 기업체는 계속 지원해 보호, 육성함이 좋다고 생각된다.
기업체의 구조조정은 전문 기술인과 경영인이 합동으로 기업 평가단을 만들어 운영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리고 기업의 평가기준은 자체 기술수준과 경쟁력, 경영자의 자질 등을 종합 평가하여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투자 및 대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경제회생을 위한 구체적인 해결방안으로는 먼저 부동산을 담보로 지원해 왔던 산업자금 대출을 금지되어야 한다. 또 은행 대출금리는 연 6%의 국제금리 수준으로 즉시 인하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이와 함께 모든 은행들은 연 1천8백%에 달하는 보너스를 즉시 반납하고 퇴직금도 법정 최소 금액으로 조정하며 정리해고를 즉시 단행하는 한편 기업들은 보유 부동산 처분, 계열사 매각 등 경영 합리화를 즉시 단행해야 한다. 기업의 운영자금 대출은 인건비, 자재대금 등 단기자료를 토대로 이뤄져야 한다.
특히 기업의 기술개발자금과 시설자금은 무담보로 대출하되 목적 이외의 사용은 금지하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벤처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여 창업 회사의 초기 이자부담 등 불필요한 기업부담을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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