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 입체영상을 출력해주는 저가 홀로그래픽 프린터(인쇄기)의 상용화가 멀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 미디어연구소(MIT 미디어랩)에서 설립한 제브라 이미징은 미디어랩의 기술을 응용해 고선명 흑백 홀로그램 이미지를 고속으로 출력하는 프린터 개발에 성공, 조만간 시제품을 공개할 예정으로 알려졌고, 이와 별도로 미디어랩의 후원업체인 일본 소니도 오는 2000년까지 홀로그래픽 프린터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의 프린터는 미디어랩의 기술에 바탕을 둔 것으로 미디어랩은 지난 15년간 장기 프로젝트로 하나의 홀로그래픽막에 수많은 단순 홀로그램을 차례차례 쏘는 방법을 통해 3차원 홀로그래픽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레이저 응용분야의 하나로 3차원 입체영상을 그대로 재현해주는 기술인 홀로그래피는 파장이 다른 빛과 부딪쳤을 때 생기는 간섭무늬를 이용해 피사체의 굴곡이나 두께 등의 정보를 기록, 재생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기록된 필름을 홀로그램이라고 한다.
즉, 두개의 레이저를 이용해 한쪽의 레이저로 피사체를 비추면 그 반사광이 되돌아오고 그 반사광에 또하나의 레이저(참조광)를 충돌시키면 정보광과 참조광이 간섭현상을 일으켜 입체적인 홀로그램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홀로그래피는 그래픽 디자인이나 광고, 문화재 모형전시 등 현재 여러 분야에 널리 응용되고 있고 산업기계 분야에선 고속 진동하는 기계를 관측하고 해석하는 수법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홀로그래피가 산업분야나 과학기기에 널리 활용되고 있긴 하지만 이미지를 만들기가 복잡하고 질이나 보는 각도에 제한이 있다는 문제점 때문에 상용화는 더디게 진행돼 왔다.
따라서 소니는 이처럼 전문분야에만 특수하게 이용되고 있는 홀로그램에 일반인도 접근할 수 있도록 퍼스널 홀로그램 프린팅기술을 상용화함으로써 홀로그래피 디스플레이의 대중화를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소니의 프린터 시제품은 3분 정도에 최고 8×6㎝ 크기의 홀로그램을 만들어낼 수 있다. 반면 제브라 이미징 제품은 흑백프린터로 복잡한 이미지 처리과정이 없기 때문에 1분에 소니보다 큰 13×25㎝ 크기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소니시스템의 경우 MIT 미디어랩이 개발한 기술에 기반하고 있기 하지만 보다 혁신적인 성과를 이루어 낸 것이 특징이라고 홀로프린터 개발을 담당한 엔지니어인 시라쿠라 아키라는 설명한다. 그 중 하나가 프린터를 진동에도 별로 영향을 받지 않게 만들어 연구실 외의 일반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원래 홀로그래피에 사용되는 레이저의 파장은 가시광선 이하의 매우 짧은 것으로 이 때문에 해상도가 최소한 사진용 필름의 10배 이상이 돼야 하고 또 이런 필름을 감광시키는 데 많은 광량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피사체가 움직이거나 진동하면 파면의 변화가 생겨 홀로그래피를 얻을 수 없다.
따라서 소니는 프린터를 이러한 진동에도 강하게 만들어 실험실 외 다른 공간에서도 홀로그래피를 출력할 수 있게 한 것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한다.
또한 소니는 하나의 전체 이미지가 3백개 정도의 가느다란 홀로그램 조각으로 이루어진다는 특징을 감안해 여기에 맞는 프린터 저항헤드도 새로 개발했다고 전했다.
소니는 아직 구체적인 세부 사항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현재 프린터의 베타테스트와 홀로그램의 테스트 마케팅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년 전 미디어랩에서 독립한 제브라 이미징은 자사의 흑백 시제품을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제브라는 이를 그대로 상용화하기 보다 컬러 프린터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단계 제품으로 현재 연구중이다. 제브라는 내년 하반기께면 완전 컬러제품의 베타테스트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제브라는 자사 기술의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웹기반의 홀로그래픽 프린팅 서비스도 개시할 방침이다.
미디어랩도 홀로그래픽 프린터의 기초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홀로그래피의 화질과 보는 각도의 제한된다는 문제에 관해 새로운 진전을 이루었다.
우선 홀로그래피의 화질에 있어 미디어랩은 수많은 조각의 홀로그램을 합쳐 하나의 커다란 홀로그램을 만들어낸 것.
각각의 홀로그램 조각은 평판스크린에 투사된 피사체의 이미지와 함께 홀로그래픽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투사된 이미지는 2차원이지만 홀로그램조각은 평면에 투시된 이미지의 원근차 때문에 결국 하나의 크고 얇은 창처럼 보이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어떠한 움직이는 물체라도 3차원 홀로그램을 만들 수 있고 각도를 달리함으로써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시차(視差)를 느끼게 할 수 있다고 미디어랩은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입체화상을 쉽게 출력할 수 있는 실용적인 프린터의 개발과 관련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많다.
우선 속도의 문제. 하나의 홀로그램 이미지는 3백개의 컷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각각의 컷은 아주 짧아야 한다. 그런데 고성능 레이저를 시스템에 이용하는 것은 水冷처리나 특수 전원장치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미디어랩은 실린더 모양의 렌즈를 이용, 저전력 레이저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빛을 얻는 방법을 택했다.
또한 프린터에 이용되는 홀로그래픽 필름도 문제.
제브라와 소니가 개발하는 프린터 시스템은 모두 필름재료로 듀폰 홀로그래픽 머티어리얼스가 개발한 포토센서티브 폴리머를 사용하는데 이는 화학처리가 필요없다.
그러나 단색의 포토폴리머는 상용화할 수 있지만 컬러는 실험용에만 이용이 가능해 듀폰의 공급량이 한정적일 수 있다는 점이 해결과제로 남는다.
<구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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