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cm크기의 소형 로봇 3대가 한팀을 이뤄 넓이 1.17㎡의 탁구대같은 경기장에서 축구를 하는 마이크로로봇 축구대회를 놓고 종주국인 우리나라와 이를 빼앗으려는 일본과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같은 신경전의 발단은 지난 95년 마이크로로봇 국제축구대회를 개최해 국제마이크로로봇 축구연맹(FIRA)를 결성, 종주국으로 자리잡은 우리나라의 위상을 무너뜨려 종주국 자리를 꿰차려는 후발주자 일본이 곳곳에서 방해공작을 펼치고 있기 때문. 일본 마이크로로봇 축구계는 우리나라가 올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월드컵 축구경기에 앞서 세계로봇월드컵 축구경기를 개최하려 하자 이와 비슷한 시기에 동일한 장소에서 「로보컵98」을 개최키로 하면서 마찰이 표면화된 것. 최근에는 관련 대학 교수들을 동원해 전기 및 전자공학 관련 학술지 기고문에서 우리나라 마이크로로봇 축구대회보다 1년이나 늦은 국제대회 개최 실적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세계 최초로 로봇축구를 개최했다고 과장홍보까지해 FIRA관계자들과 집행위원장인 KAIST 김종환 교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일본 과학기술계에서는 또 김교수에게 전자우편(E메일)을 보내 FIRA위원들의 명단을 보여달라거나 로봇축구 규칙을 보내달라는 등 선의의 경쟁보다는 우리측의 동향파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은 특히 과학기술청으로부터 대대적인 후원을 받아 『2001년 여름 로봇들이 게임을 벌이는 로봇 올림픽(로볼림픽스)을 개최할 것이며 이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우리나라 과학기술부에 보내 우리 과학기술계와 정부의 자존심마저 손상시키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이달중 일본 과학기술청의 담당 공무원이 우리나라를 방문, 자신들이 추진하고 있는 로보컵98과 로봇올림픽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어서 우리 정부는 물론 마이크로 로봇축구의 선두주자인 KAIST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일본측은 마이크로로봇 기술이 21세기 세계 정보통신시장의 중요 분야로 떠오를 것으로 판단, 대학 뿐만 아니라 정부차원에서 직접 지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KAIST 지능자동화정보시스템연구센터(소장 김종환 교수)가 지금까지 정부의 아무런 지원없이 세계 로봇축구계를 이끌어온 것.
일본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마이크로 로봇 축구와 관련된 각종 경기규칙과 기술지도를 해 온 우리나라로서는 아주 불쾌한 일. 더욱이 관련 축구규칙 및 기술을 인용하거나 대학교수의 논문에서 자신들이 로봇축구의 종주국임을 자랑하는 내용이 심심찮게 포함되자 『이러다간 로봇축구의 종주국자리를 내주는 것은 물론 정보통신 기술 집약체인 마이크로로봇 기술분야마저 내주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의 소리마저 높다.
일본은 특히 「로볼림픽스」를 2002년 월드컵 축구 개최에 따른 붐조성 시기인 2001년 열 예정이어서 자칫하다가는 일본의 들러리를 서게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KAIST 김종환 교수는 일본이 요청한 로봇올림픽 협조요청에 대해 『우리나라가 이에 응하지만 일본측이 월드컵 로봇축구에 대해서도 협조를 바란다』는 내용의 답신을 보냈다며 『다만 일본측 학계에서 공식적인 발표문과 학술논문을 통해 마이크로로봇 축구의 종주국을 자신들이라고 계속 주장한다면 이에대해 인정할 수 없으며 FIRA차원에서 대응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교수는 또 일본의 로볼림픽스에 대해 『탁구, 축구, 테니스 정도의 경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그러나 이러한 경기를 치루기 위해서는 주변 국가들의 마이크로로봇 응용 기술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에 자칫하다 일본 내부 행사로 그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대전=김상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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