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 모니터 시장서 "주도권" 잡자

컴퓨터 모니터가 21세기 우리 경제를 이끌어 갈 수출효자 상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같은 전망은 그동안 반도체 수출의 그늘에 가려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던 컴퓨터 모니터 수출이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KDS, 한솔전자, 신호전자통신 등 관련업체들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 노력으로 지난해 해외 현지생산을 포함, 총 4조원 상당의 수출실적을 올리는 등 큰 폭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한국산 모니터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9%로 대만의 33.6%에 이어 2위에 랭크됐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일본의 마쓰시타, 소니, 유럽의 노키아, 필립스 등 세계 굴지의 업체들을 제치고 전세계 생산량의 10%를 점유하는 최대의 생산업체로 부상했다.

국내 모니터업체들은 올해에도 17인치 첨단제품 개발과 수출처 다변화, 생산량 확대 등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어 올해 우리나라의 모니터 수출액은 모두 5조원 규모로 늘어나며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생산비중도 25% 수준에 이르는 등 세계 제2위의 모니터 생산국으로서 그 위상을 더욱 굳건히 다져 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동안 대만, 일본 등 세계 각국의 유명 모니터 생산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첨단기술을 이용한 17, bps9인치 모니터를 해외 경쟁업체보다 한발 앞서 내놓곤 했던 「모니터 종주국」으로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다시 한번 다지고 있는 셈이다. 96년 모두 50여억원의 개발비를 들여 표면이 유리처럼 평평해 상하좌우 모든 방향에서 이미지 왜곡현상을 없앰으로써 종이 위에서 작업하듯 편안한 느낌을 주는 17인치 PC모니터 개발에 착수했던 LG전자는 2년 만에 세계에서 두번째로 평면 플래트론 PC모니터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올 들어 대부분의 모니터 생산업체들이 세계시장에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19인치와 21인치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21세기에 세계 모니터시장을 한국이 주도할 수 있음을 반증해 주는 것이다.

올해 전세계 모니터 시장규모는 모두 2백12억달러에 이르고 해마다 평균 3.7%의 성장률을 보여 오는 2003년에는 2백60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최근 세계 각국의 모니터 생산업체들이 컴퓨터 수요자들의 대형화면 선호추세에 발맞춰 19, kbps1인치 등 대형제품 개발과 생산에 적극 나서고 있어 모니터시장의 성장잠재력은 거의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추세로 볼 때 업체들이 하기에 따라서는 국산 컴퓨터모니터가 반도체에 이어 또다른 신화를 창조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자면 그만큼 선결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모니터 종주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첨단기술이 지속적으로 개발돼야 한다. 그동안 모니터업체들이 기울여온 노력을 과소평가하자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술개발 원가절감 등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결코 최선을 다한 것이었고 보기는 어렵다. 지금부터라도 모니터의 핵심기술인 유리벌브의 성형과 섀도마스크 기술개발에 연구력을 집중하고 화면의 깜박거림을 줄여 컴퓨터 사용자가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더라도 눈의 피로를 줄여주는 특수코팅처리 기술부문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국내업체간의 이전투구식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해외시장 공동개발」이라는 목표를 이룩해 내야한다. 그동안 국내 전자업체들이 해외시장 개척을 내세워 제조원가보다 싼 가격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제살깎기식 경쟁을 해왔으나 이런 방식으로는 외국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국내업체들이 해외시장 공동개발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해선 각 업체 관계자들이 수시로 모임을 갖고 해외시장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공정거래의 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경쟁업체들보다 한발 앞선 활발한 마케팅활동과 함께 국산 모니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홍보활동을 강화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최근 컴퓨터모니터 생산업체들이 환율상승으로 호전된 수출환경을 해외시장 확대의 호기로 삼아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는 것은 시의적절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아무쪼록 우리에게 주어진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모니터업체 모두가 다양한 활동을 펼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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