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대우와 컬럼비아트라이스타가 올 프로테이프 판매, 공급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함에 따라 관련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던 비디오 공급사와 판매사간의 지각 변동은 불발로 끝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시장재편의 최대변수로 꼽혔던 컬럼비아트라이스타와 (주)대우의 관계가 회복돼 컬럼비아와 경쟁관계에 있는 브에나비스타, CIC등 비디오메이저사들의 운신의 폭이 상대적으로 좁아졌기 때문이다.
컬럼비아트라이스타가 봇짐을 싸지 못한 데에는 여러가지 설이 난무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관심을 보였던 스타맥스가 본사 사정과 워너브라더스, 브에나비스타등 협력사의 강력한 견제로 소극적인 자세로 돌아선데다 대안으로 거론됐던 D사, O사의 경우 판매력과 신인도가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것. 여기에다 모험을 강행하기 보다는 조금은 손해를 보더라도 안전판이 보장된 곳을 선택하라는 컬럼비아트라이스타 미국 본사의 소견서가 행보를 크게 제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컬럼비아측이 「대우와의 결별」을 협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일부러 유포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기도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컬럼비아는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지위를 이용,국내기업들을 교묘히 협상카드로 활용했다는 기업윤리상의 비난을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권혁조 컬럼비아트라이스타 한국지사장은 『한달간 작품을 출시하지 않으면서까지 협상을 미룰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이를 강력 부인했다.
(주)대우는 이번 협상에서 「버티기 작전」으로 한달간의 작품출시 지연등 공백에도 불구하고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협상의 관건이었던 연간 최소 판매량에 따른 선수금 조건을 계약서에서 삭제했고 반품률과 연간 미니멈 개런티에 있어서도 자신들의 주장을 거의 관철시킴은 물론 판매수수료도 소폭 인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협상과정은 크게 미숙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만일 업계의 상황이 「호황」이었고, 경쟁사가 강력하게 대시했을 경우에도 과연 대우가 그렇게 초연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한 협상 노력이 아쉬웠다는 컬럼비아트라이스타측의 지적은 국내 프로테이프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컬럼비아트라이스타의 향방이 결정됨에 따라 CIC의 움직임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CIC는 컬럼비아가 대우를 선택함에 따라 제3의 협력선을 모색하든지 아니면 (주)새한과 재계약을 체결하든지의 양자택일만을 남겨두게 됐다. 대우와의 협력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3의 협력선 모색은 말 그대로 모험이기 때문에 (주)새한과의 재계약이 확실시 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새한측에 대한 옵션은 상대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보여 새한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그러나 CIC가 말그대로 모험을 감수하며 새한과의 결별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프로테이프시장 지각변동의 여진은 여전히 가능성으로 남아 있다고 봐야 한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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