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주기판업체, 해외진출 "러시"

대만 주요 주기판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만 「커머셜 타임즈」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GVC, 유니버셜 사이언티픽 인더스트리얼(USI), 에이서 등 대만의 주기판업체들은 최근 인건비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와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해외 생산 비율을 크게 늘리거나 해외거점 신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미국 휴렛패커드(HP)로부터 월 5만대의 PC를 수주한 GVC는 이를 계기로 필리핀 수빅만에 있는 자회사의 새 공장에 표면실장기술(SMT)을 활용하는 12개 생산 라인을 신설중이다.

GVC는 새 공장의 양산 가동 시기를 오는 5월로 예정하고 월 생산능력을 50만개 이상으로 책정해 놓고 있다. GVC가 필리핀에 새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인건비 절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GVC는 이와 별도로 전세계적인 생산, 물류체계를 강화한다는 목표 아래 이미 미국, 유럽, 중국에도 생산거점을 설치해 놓고 있다.

또 필리핀에 대규모 주기판공장을 건설해 놓은 에이서도 생산 단가 인하와 납기 단축을 위해 해외거점의 생산비율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에이서는 또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MPU) 전략 변화에 힘입어 올해부터 OEM 주문량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주기판은 물론 인쇄회로기판(PCB)과 PC시스템을 모두 생산하는 종합 생산 거점을 중국에 신설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에이서는 인텔의 440BX 및 440EX 칩세트와 프로세서 공급업체중 세계 10위권내에 드는 업체이다.

USI도 멕시코에 2개 생산라인을 건설, 주기판의 해외 생산 비율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주기판 생산에만 전념해온 지금까지의 전략을 변경해 앞으로는 PC 조립 사업에도 힘쓸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 중 영국과 미국에 주기판 생산 거점을 마련, 종합 생산 거점으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이같은 최근의 해외이관 추세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대만 최대 주기판업체인 아쓰텍 컴퓨터는 다른 경쟁업체들과 달리 대만공장의 생산 효율에 만족하고 있다.

이미 주기판 생산라인의 70%가 자동화돼 있는 이 회사는 『해외의 값싼 인건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많은 이익을 발생시키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아쓰텍은 앞으로 국내거점 생산 효율화에 힘써 기술력을 높이는 한편 자사 상표 판매 비율도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 엘리트그룹 컴퓨터 시스템은 필리핀 수빅만의 새 공장 건설 계획을 최근 백지화했다. 이 회사는 현재 중국거점을 통해 월 10만개의 주기판을 생산하고 있는데, 『당분간은 해외생산량 증강보다는 국내의 기술력 강화를 통한 품질 유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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