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수출 과당경쟁 "물의"

국내 가전업체들의 과도한 수출경쟁이 해외시장에서 국내업체간 출혈경쟁으로 치닫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가전업체들이 IMF한파로 인한 국내시장에서의 불황을 만회하기위해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구사하면서 이미 국내 업체와 거래를 하고 있는 바이어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국내 업체간 물량확보를 위해 수출가격을 20∼30%까지 낮춰 공급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브라질에 있는 냉장고 거래처가 올해 공급계약을 체결하기 직전에 국내의 한 경쟁사로 공급선을 바꿨다』며 『경쟁업체가 우리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치열한 로비전을 펼친 결과』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대우전자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국내의 모 업체의 경우 특정 전략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 대해 무차별적인 가격파괴를 단행하면서까지 수출물량 늘리기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수년전부터 해외경영의 기치를 내걸고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온 대우전자가 거래해온 업체들이 주타켓이 되고 있어 골치를 썩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최근 들어 국내 가전업체들 간의 과당 출혈경쟁이 늘고 있는 것은 국내 업체들이 수출목표를 급작스럽게 크게 늘려잡아 정상적인 방법으로 이를 단시일 내에 달성하기가 불가능한데다 국산 제품을 찾는 소비자층이 한정돼 외국업체보다는 국내 업체들의 기존 거래선을 공략하는 것이 단기간내에 커다란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해외 바이어들도 이같은 상황을 악용, 국내 업체들간의 가격경쟁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해외시장에서 국내 업체간 출혈경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수년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어렵사리 협력관계를 구축해 놓은 수출선을 대상으로 국내 경쟁사들이 가격으로 치고 들어와 거래선을 빼앗기거나 바이어들의 요구대로 가격을 인하해주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이같은 국내 업체간의 상도의를 벗어난 과당경쟁은 자제돼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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