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 아케이드게임 무더기 심의통과

카지노, 포카 등 사행성격의 아케이드(업소용) 게임이 무더기로 심의를 통과, 유통되고 있는데다 최근 개발해 심의를 의뢰해 오는 국산 아케이드 게임 가운데 이같은 도박, 사행성 게임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어 국내 게임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아케이드 게임 심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는 지난달 제129차 심의를 통해 심의의뢰된 아케이드게임 프로그램 38종 중 카지노, 포카 등 기존 사행성 게임을 변형한 짝맞추기 게임 15종 가량을 심의 통과시켰다. 접수된 38종의 프로그램 중 33종은 국산 제품이었으며 도박 및 사행성 우려가 있는 짝맞추기 게임이 주를 이루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89년9월 고시한 「전자유기 기구의 프로그램 및 기계식 유기기구의 기준」은 「고스톱, 포카, 로얄카지노 및 이와 유사한 내용의 프로그램은 점검위위원회의 점검여부와 관계없이 영업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 도박 및 사행성이 우려되는 게임의 유통을 원천 차단하고 있는데도 최근 이같은 사행성격의 아케이드 게임이 무더기 심의통과된 것은 아케이드 게임의 주무부처가 보건복지부에서 문화관광부로 이관되는 과정의 행정공백기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층 주목된다.

특히 보건복지부의 이같은 사행성 게임 사전배제 조항에 따라 기존에는 사행 및 도박성을 띤 게임심의 의뢰가 극히 드물었으나 최근 이같은 게임이 일부 심의를 통과하자 국내 개발업체들이 기존 사행성 게임을 일부 변형한 게임을 대거 심의의뢰,지난달에 심의를 무더기로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케이드 게임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는 도박, 사행성 게임이 상당수 심의에 통과돼 사회문제가 우려된다는 진정이 있자 지난달말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장에 공문을 보내 이의 여부를 확인하고 이같은 문제가 되는 프로그램내용이 있다면 심사필증이 교부되지 않도록 재심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 결과를 보고할 것을 요청했으나 6일 현재까지 결과를 보고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결과보고가 나오는대로 조속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앙회 점검(심의)위원회 이종호 위원장은 『고시 10조에서 언급한 고스톱, 포카, 로얄카지노 등의 「사행성 게임」은 동전, 스티커 등 현금 또는 이와 유사한 형태의 실제 도박과 연계되는 형태의 게임으로 해석해 이같은 유형의 게임은 배제시키고,회전식 릴게임이나 카지노장에서 사용되는 형태와 똑같지 않은 게임에 한해 심의통과시켰다』고 말했다. 한편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스톱, 포카 등 사행성이 우려되는 게임은 액션이나 전투 게임에 비해 고수익이 보장되고 개발비용도 절반 이하여서 상당수 업체들이 이같은 게임개발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이들 게임은 일본 등 외국에 비해 기술수준이 크게 낙후돼 있는 국내 아케이드 게임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어 심의규정을 보다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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