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으로 촉발된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의 가격하락은 언제쯤 멈출 것인가. 각종 연구기관이나 업계 관계자들은 『TFT LCD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다가 연말에나 가야 밑바닥에 도달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급과잉 현상을 보이기 시작한 TFT LCD시장은 올해 12인치 패널을 기준으로 7백여만장 이상 공급과잉을 보이는 등 TFT LCD 수급상황은 최악이어서 가격하락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는 것이다.
주력제품인 12.1인치 S-VGA 패널가격은 급속히 떨어지고 있는데 97년 초 7백달러 수준의 가격이 97년 말에는 4백달러로 떨어졌으며 98년 상반기에는 3백50달러로 떨어지고 있다.
특히 12.1인치를 대체하고 있는 13.3인치 패널의 가격하락도 큰 폭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스탠퍼드리소시스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 Mbps분기 8백87달러에서 현재 6백78달러로 떨어졌으며 3, Mbps분기에는 4백50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드레스너크래인오토벤슨 증권사의 최근 자료도 이와 비슷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데 97년 하반기 7백50달러에서 98년 상반기 5백50달러로 떨어지고 98년 하반기에 가면 5백달러 선으로 97년 가격의 절반수준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TFT LCD는 가격폭락사태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TFT LCD시장에 반전될 수 있는 조짐이 최근 들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우선 세계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일본 TFT LCD업체들이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공급과잉에 따른 업체들의 가동률이 크게 저하하면서 전체적으로 30∼40% 수준의 가동율을 유지하면서 일본업체들은 하나둘씩 사업계획을 축소하면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세계최대 공급업체인 일본 샤프사는 TFT LCD 신공장의 가동시기를 당초 9월에서 내년으로 연기하는 등 사업계획을 축소했으며 후지쯔도 생산액을 당초 4백70억엔에서 3백억엔으로 하향조정했다.
또한 히타치도 생산액을 축소조정했을 뿐만 아니라 NEC도 1천5백억엔에서 1천3백억엔으로 목표액을 줄이기로 했다.
여기에 환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전자산업 등도 TFT LCD의 신규투자를 동결하는 등 사업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또한 노트북PC의 화면이 12.1인치에서 13.3인치와 14.1인치 등 대형화면으로 전환되면서 자연스럽게 패널공급물량도 예전의 절반수준으로 떨어진 점도 TFT LCD의 수급상황을 호전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노트북PC시장보다는 데스크톱PC시장에서 LCD의 탑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5백만대 가량의 신규수요를 유발, TFT LCD시장의 공급과잉을 해소시켜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공급과잉을 해소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업체 관계자들은 올 연말을 기점으로 TFT LCD의 가격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및 우리나라 업체들의 생산조절과 사업계획을 축소한 여파 등이 나타나는 내년에 가면 TFT LCD의 공급과잉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내년에는 TFT LCD의 가격이 올해처럼 대폭적으로 폭락하는 불상사는 없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동의하고 있다. 물론 변수는 남아 있다. 현재 대만 반도체업체들이 과감하게 TFT LCD사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특히 TFT LCD업체들이 생산성을 크게 높이고 있어 공급물량이 상대적으로 축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세계적인 유수의 연구기관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에 가면 오히려 올해와는 정반대로 공급이 크게 딸릴 것이라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따라서 내년 중반쯤 가면 TFT LCD의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거나 일부 품목에서는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원철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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