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맞춤가전

『어떤 냉장고를 원하십니까. 그대로 만들어 드립니다.』 『맞춤 냉장고로 최대 만족을 느끼십시오.』

자신의 취향을 중요시하는 개성파가 늘어나면서 맞춤상품(Order Made)의 영역이 가전제품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국내 가전업계 처음으로 소비자가 제품의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예약 냉장고를 도입했다. 이 회사는 지펠냉장고 출시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6백ℓ와 7백ℓ급 제품에서 물과 얼음을 밖에서 먹을 수 있도록 한 디스펜서와 음료수 등을 문을 열지 않고 꺼낼 수 있는 장치인 홈바를 각각 장착한 모델을 개발, 소비자가 주문하는대로 생산해 주기로 했다.

기존 획일적인 가전제품 구매에 익숙해 온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맞춤냉장고의 등장은 획기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이 제도는 선진국의 경우 자동차를 비롯 컴퓨터업체들의 판매촉진책의 하나로 이미 오래 전부터 보편화해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자동차를 제외하고 전자제품에서는 전무한 형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1∼2년 전부터 전화, 컴퓨터통신, 무선호출 서비스 등 정보통신과 PC업체들이 틈새시장을 노려 차별화한 마케팅전략의 하나로 각각 「맞춤서비스」와 「맞춤제품」의 개발을 서둘러 왔으며 최근에는 그 대상제품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물론 이번 삼성전자의 맞춤형 냉장고 출시는 대량 생산된 닮은꼴 제품과는 달리 소비자 구미에 맞는 제품을 싸게 공급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업체 마음대로」라는 그동안 가전업계의 관행에 비춰 볼 때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별난 묘안」이라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삼성의 맞춤냉장고 등장에 맞춰 벌써 경쟁업체들이 맞춤제품 적용대상 품목 발굴작업에 들어가는 등 경쟁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바로 이를 뒷받침한다. 산업발전과 더불어 소비자의 권익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전자업체들의 맞춤제품 사업은 개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흐름에 맞춰 판매촉진보다 소비자들의 요구를 우선적으로 배려하는데 무게의 중심을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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