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구조개혁에 관한 공청회나 세미나에서 자주 논의되고 있는 지상파TV의 송출기능 분리 문제를 놓고 방송계에 찬반 양론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지상파TV의 송신기능을 분리하자는 주장은 그동안에도 방송학자나 방송계 일각에서 심심치않게 제기되기는 했으나 최근 새방송법 개정 및 방송구조 개혁에 관한 논의가 열기를 더해가면서 공론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80년대 중반에 기존의 방송사로부터 분리 독립했던 송출공사가 결국은 실패로 끝나고방송기술 엔지니어들의 반발이 아직도 거세다는 점때문에 송출기능의 분리에 관한 논의는 그동안 수면하에서만 조심스럽게 거론됐으나 최근들어 송출기능의 분리 주장이 부쩍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중순 여의도 클럽 주체로 열린 「21세기 한국공영방송의 개혁방안」 토론회에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김대호 박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지상파방송의 전체적인 구조조정 차원에서 제작, 편성과 송출의 분리를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었다.
현재 지상파 방송의 전파 송출을 각 방송사들이 독자적으로 시행하고 있어 인력 및 설비의 중복 투자가 심하고 송출 분야의 종합적인 협력체제가 미흡,비효율을 낳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비록 송출부문의 독립이 지난 80년대에 시도됐다가 실패한 적이 있으나 지금은 그 때와는 상황이 전혀 다른 만큼 지상파 방송의 구조조정차원에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주장은 이미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작년말 발표한 「정보통신산업 발전계획」에도 잘 나타나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지상파 TV의 송출기능 분리가 전세계적인 추세라며 모든 지상파 방송의 송출을 담당하는 송출공사의 설립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송출기능 분리론자들은 특히 디지털방송이 본격화되면 채널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방송사들이각자 갖고 있는 송출기능의 통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외국의 선진 방송사들이 제작, 기획, 송출을 기능적으로 분리,방송사가 편성 및 기획만을 담당하고 독립제작사와 송출전문업체가 각각 제작과 지상파 방송의 송출을 담당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전세계적으로 송출기능의 분리가 일반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송출기능 분리론자들은 현재 송출기능을 성공적으로 분리한 대표적인 방송사로 영국의 BBC를 꼽고 있다. BBC는 작년 송출시스템을 캐슬 타워(CTC)사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인 캐슬 트랜스미션 서비스에 매각했으며 매각에 따른 수입 2억4천4백만 파운드를 디지털 방송의 소요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같은 송출기능의 분리 주장에 대해 방송기술 엔지니어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방송엔지니어들의 이익단체인 방송기술인연합회는 이와 관련 3월 초 송출공사의 설립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공식 발표했다.
방송기술인연합회측은 성명서를 통해 80년대 중반 정부가 송출기능을 일원화했으나 각 방송사와의 업무가 원활하지 못해 방송사고가 속출하는등 폐단을 초래했다며 송출기능의 분리에 반대했다. 게다가 현재 대부분 송출시설이 자동화되어 있기 때문에 별도로 송출공사를 설립할 필요성이 없으며 송출시설의 효율적인 운용은 기존 방송사와 관계기관의 협력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찬반 양론이 대립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업계 전문가들은 송출기능의 분리문제는 방송구조개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송출기능 분리에 따른 장단점을 면밀하게 검토,시행여부와 시기등을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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