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외환위기와 게임산업

외환위기가 몰고온 한파는 우리 경제에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실제로 그 변화는 냉혹하게 다가와 우리들의 몸을 죄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우리들의 사고방식과 미래에 대한 진취적인 이상까지도 알게 모르게 위축시키고 있다. 외환위기와는 관련 없는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21세기 계획을 원대하게 세우며 뛰어나가고 있을 때 우리의 사고방식과 이상마저도 주춤한다는 것은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그러나 세계시장은 냉혹하다. 이 위기에서 빠져나와 다시 우리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일어나 세계와 싸워 나가는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이 위기를 넘길 수 있는 방법은 수출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자국시장 보호를 우선하는 선진국과 저가공세로 우리를 맹렬히 추격하는 아시아 국가를 바라볼 때 우리가 호황을 누려왔던 기존 산업만으로 이 위기를 넘길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물적자원이 풍부하지 못한 우리는 아이디어와 두뇌산업에 적합한 인적자원이 풍부한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독창적인 문화와 창조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자원을 이용해 외국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시대적 요청일 수밖에 없다. 소프트웨어가 이러한 인적, 정신적인 면을 기반으로 인지도를 높여갈 때 하드웨어와 맞물려 위력을 높이는 것은 미국과 일본의 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제는 하드웨어만이 아닌 소프트웨어와의 연합전선이 형성돼야만 세계와 싸울 수 있다. 정신(사상)과 물질(편의)이 융화된 상품만이 세계에서 통한다는 것을 중요시해야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인 게임산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수출전략산업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게임산업은 우리나라가 가진 자원을 고려해 볼 때 최적의 산업이며, 우수인력에 의한 아이디어 산업이다.

게임에 있어서 필수적인 것은 바로 기술력과 창의력 그리고 문화다. 우리나라의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았고, 꿈 많은 젊은 인재들이 창조에 밤을 지새우고 있다. 대한민국의 문화는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우수하다. 게임이야말로 우리의 문화를 널리 알리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수출전략의 효자로서 우리가 게임산업을 육성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이유다.

그렇지만 게임산업이 육성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들이 있다.

첫째, 게임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여지껏 게임은 소모적이며 청소년들의 발전에 방해가 되는 요소로 취급당해 왔다. 게임이 창의력을 향상시키고 교육적이며 지능 개발적인 요소가 있다는 긍정적인 요소는 대개 무시당해 온 것이다. 이런 잘못된 인식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적인 게임전시회나 게임 제작기술 세미나, 심포지엄의 개최로 대국민 홍보기회를 자주 가져야 한다.

둘째, 정부가 게임개발사 관련 벤처기업의 실질적인 육성정책과 창업지원 등의 추진으로 게임산업을 수출전략산업으로 적극 육성해야 하며 게임 전문교육기관 확대, 우수인력의 해외유학 및 연수지원 등 게임제작 전문인력 육성 등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행정지원과 자금지원도 시급한 문제 중 하나다.

셋째, 유통구조가 개선돼야 한다. 해외시장만 보더라도 게임개발사가 직접 해외에 제품을 내놓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럴 때 대기업 유통사와 개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 벤처기업이 지닌 참신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감각에 대기업 유통사의 자본력과 경험, 그리고 강력한 유통망이 더해져 세계시장을 공략한다면 외환위기 속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게임산업이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게임산업은 캐릭터, 애니메이션, 만화, 광고 등으로 연계되는 멀티미디어 콘텐츠산업으로 부가적인 시너지효과도 적지 않은 21세기 최첨단 산업이다.

인적자원이 풍부한 우리가 가진 최고의 재산을 무기로 현 상황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함께 자신감을 가진다면 게임은 수출한국의 앞날에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는 한 분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재미시스템개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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