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사태 이후에 매출 5%」. 재활용품 사업 등 IMF형 사업을 전개하는 곳의 매출실적이 아니다. IMF 이후 급격한 매출 부진으로 도산이 속출하고 있는 가전유통업에계 한 유통점이 올리고 있는 실적인다.
가전업체들의 분석으로는 올들어 가전 유통점들의 매출은 평균 30% 정도 줄어들었다. 아파트 건립 등 상권내 환경변화로 매출감소 폭이 적은 경우는 있지만 특별한 이슈가 없이 매출이 늘어난 유통점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신용유통 등촌지점의 매출 성장은 이같은 점을 고려할 때 납득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 지점을 이끌고 있는 지점장 이종호씨의 지난 3개월여 동안의 활동을 보면 그 이유를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매장크기 62평인 이 지점의 IMF이전 매출은 월 2억원선이었다. 이 가운데 매장에서 판매한 것은 8천만원이었고 나머지는 특판을 통해 매출을 올렸다. 그런데 IMF에 들어선 이후 현재 매출이 2억2천만원으로 늘었다. 특판부분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매장에서 판매하는 점포매출이 3천~4천만원 늘어난 것이다.
매장 매출이 늘어난 것은 IMF가 시작되면서 이종호 지점장이 곧바로 착수한 대 고객활동의 결과이다. 이 소장은 이전의 광범위한 판촉에서 방향을 바꿔 상권내에서도 점포 인접지역을 중심으로 가까이 있는 고객을 집중적으로 찾아 다녔다. 점포를 중심으로 직경 6km지역을 집중공략한 것이다.
재래 시장으로 형성돼 있는 주변 상점들은 물론 목동 2.3동 등촌동 일대의 각 가정을 찾아다니며 자신이 관리하는 점포알리기, 지점장 얼굴알리기, 고객들의 불만사항 및 요구사항 수집에 나섰다. 상점주인, 지역 통, 반장 등 하루에 20~50명 정도의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 결과 그동안 2천여명을 만날 수 있었고 이 가운데 가망고객 6백50여명을 확보했다.
3개월여 동안의 작업으로 매장을 방문하는 이들의 70% 이상이 이 지점장을 알아보게 됐다. 또 점포 주변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에 이를 만큼 크게 늘었다. 덕분에 매장경영에 가장 부담이 되는 진열재고도 15일 이내로 줄었다.
물론 매출이 이 지점장의 대 고객활동만으로 늘어난 것은 아니다. 이곳에 부임한 이후 일관성있게 추진해 온 고객중심의 매장운영이 크게 작용했다. 이 지점장은 매장 디스플레이 및 배달, AS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우선 1달에 1번정도는 제품의 진열을 바꿔 매장에 변화를 주는 것으로 찾아오는 고객으로 하여금 매장의 분위기를 새롭게 느껴지도록 만들어 나갔다. 또 재래시장이라는 점을 감안, 시장을 찾아오는 주민들을 위해 비오는 날은 매장앞에 우산을 내놓았고 여름철에 매장밖에 냉온수기를 비치해 누구나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게 했다.
배달 체계도 바꿨다. 대형제품만을 배달해 주던 과거와는 달리 소형가전제품이라도 성실하게 배달했고 지방도 마다하지 않았다. 또 지점장이 고객을 만날때 체크한 AS 사항을 확실하게 처리하고 AS 요구제품은 수리가 끝나는대로 고객에게 연략해 기다리는 지루함을 없앴다.
특별한 판촉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점포가 5~7시 사이에 유동인구가 많은 재래시장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 시간대에 1만원 내외 가격의 생활용품등 초특가상품을 매장앞에서 집객용으로 판매했다.
이 지점장은 『우리 지점에는 IMF가 없다. 다만 할 일이 더 많아 졌을 뿐이다』라고 말한다. 그의 목표는 고객들이 가장 부담없이 들어올 수 있는 매장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통해 자연스럽게 지역 가전1위 매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것이 그의 포부다.
<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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