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여상(교장 조웅)의 정보화교육은 교실에서부터 시작된다. 대부분의 학교들이 정보화 교육을 얘기하며 전산실이나 멀티미디어실만을 제시하는 것과 달리 동구는 교단과 칠판이 놓인 일반 교실을 정보화 현장으로 소개한다.
일반 교실로 사람들을 안내하는 배경에는 사실 정보교육에 대한 동구의 자신감이 묻어 있다. 국어, 영어, 수학 등의 수업이 진행중이지만 일반 학교들과는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실 한가운데 마련된 빔프로젝터를 통해 화이트보드로 비쳐지는 것은 이 학교의 홈페이지로 교사가 마우스로 자신의 사이트를 클릭하자 금주의 학습교안이 나타나며 수업 관련 사이트들이 링크로 나열된다.
효율적인 수업을 위해 일부 프로그램과 자료들은 교사가 직접 개발, 준비한 것이며 이를 흥미롭게 지켜보던 일부 학생들은 사이트 주소를 메모하는 등 동구의 교실에서는 정보화 열기가 뜨겁기만 하다.
E1급 초고속 라인과 고성능 컴퓨터로 무장한 전산실과 멀티미디어 도서관은 이미 전국에서 참관을 올 만큼 소문난 명소다.
5백대가 넘는 고성능 PC를 구비, 학생 세 사람당 1대씩의 PC가 할당되며 이 중 2백50대의 PC는 인터넷도 즐길 수 있도록 네트워크 장비가 부착돼 있다.
학생 스스로 홈페이지를 제작하거나 프로그램을 탐구, 개발할 수 있도록 고성능 프린터와 스캐너, 최신 소프트웨어들이 함께 구비돼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 학교 조웅 교장은 동구여상이 이처럼 정보화 교육을 실현할 수 있게 된 데에는 교사와 학생 모두의 끝임없는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교사 모두가 자신의 홈페이지를 직접 제작, 인터넷으로 교안을 공개하며 학생과 E메일 로 대화를 주고 받는 것은 동구만의 자랑이라는 것이다.
학생들 또한 전교생이 자신의 소개를 홈페이지로 준비하고 있어 올해가 끝날 무렵에는 전교생이 각자의 홈페이지를 꾸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97년 서울시가 주최했던 정보올림피아드에서는 고교부문의 금, 은, 동메달을 모두 동구가 석권하는 위력을 보이기도 했다. 동구가 정보화의 명문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계기였다.
동구여상이 이같은 정보화 명문으로 자리잡기 위해 처음 정보화를 시작한 때는 지난 8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78년 부임한 조웅 교장은 학교의 발전을 위해 정보화를 필수과제로 선정, 1단계로 교사의 정보화를 준비했다.
현재 이 학교 전산부장인 전호권 선생은 교사교육을 담당하기 위해 대학 전공인 수학을 버리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전산전문교육까지 새로 받았다.
조 교장이 이처럼 정보화를 필수과제로 선정한 이유는 「정보화 없이 유능한 인력이 나올 수 없다」는 그의 교육관 때문이었다. 특히 고교 졸업과 함께 산업 현장으로 뛰어드는 실업계 학생들의 경우 학교와 교사의 정보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유능한 일꾼으로 역할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컴퓨터 정보통신 분야의 새 소식이 있으면 서둘러 홈페이지에 올려놓습니다. 도입해야 할 장비가 있다고 생각되면 오랜 시간 고민하지 않습니다. 서두르지 않으면 정보화는 늦어집니다.』
부지런한 학교가 인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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