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5대 그룹의 매출이 13∼27% 신장했으나 엄청난 환차손과 금융비용 증가로 현대와 LG그룹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5대 그룹 상장 전자, 정보통신 계열사 중 LG정보통신, 대우통신, SK텔레콤, LG전자 등 4개사를 제외한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이 20% 이하로 떨어져 외형 성장세도 위축됐으며 이에 따라 순이익도 작년의 60∼70% 수준으로 격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2월결산 상장법인 중 현대, 삼성, LG, 대우, SK 등 국내 5대 그룹 상장계열사 55개(LG금속 제외)를 대상으로 지난 97사업연도 결산실적을 조사한 결과 삼성, 대우, SK 등 4개 그룹만 흑자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2개 그룹은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집계됐다.
또 55개사의 총매출액은 2백29조7천7백34억1천5백만원으로 지난 96년 1백92조7천8백9억7천6백만원보다 19.18% 증가하는 데 그쳐 96년 매출액 증가율 21.53%보다 2.35%포인트 둔화됐다. 매출액 증가율을 그룹별로 보면 대우그룹이 27.44%로 가장 높고 SK 27.28%, 삼성 18.53%, LG 17.40%, 현대 13.56% 순이다. 순이익은 삼성그룹이 작년보다 1백3.9% 증가한 2천1백62억4천3백만원, 대우그룹이 0.41% 늘어난 2천6백41억4천1백만원, SK그룹이 작년보다 24.15% 줄어든 2천40억9천4백만원이다.
96년 1천9백66억원의 순익을 냈던 현대그룹은 현대전자(순이익 -1천8백35억원) 등의 실적악화로 1천8백억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고 LG그룹도 LG반도체가 2천8백97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면서 그룹 전체로도 1천6백억원이 넘는 적자로 전환했다.
전자, 정보통신 계열사만 보면 LG그룹 중 LG정보통신은 전년대비 1백36.36% 증가한 1조9천4백86억3천2백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순이익도 96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6백62억3천9백만원을 나타냈다. LG전자는 매출액이 96년보다 23.16% 증가한 9조2천3백97억원을 기록함에 따라 순이익도 전년보다 41.27% 높아진 9백16억원을 나타냈다. 하지만 LG반도체는 매출이 96년보다 0.12% 줄어 2천8백97억2천만원의 적자를 냈으며 LG전선도 적자폭이 96년보다 97.6% 줄었다.
현대그룹의 현대전자는 매출(3조4천9백9억8천4백만원)이 10%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차손 등으로 적자를 냈으며 현대엘리베이터만 매출 6% 증가에 순이익이 96년보다 14.3% 증가한 60억원을 나타냈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경우 에스원은 매출액 및 순이익이 96년보다 각각 17%, 50% 증가해 호조를 보였고 삼성전자(순이익 1천2백35억원)와 삼성전관(1천40억원)은 적자폭이 각각 25%, 37% 줄었다.
대우그룹의 경우도 대부분의 계열사가 10% 미만대의 매출증가율을 보이면서 대우전자(순이익 4백14억원), 대우통신(77억원), 오리온전기(60억원) 등이 소폭 흑자를 내는 데 그쳤다.
SK그룹의 SK텔레콤은 매출(3조5천1백20억5백만원)이 96년보다 31.24% 증가했으나 순이익이 96년에 비해 41% 감소한 1천1백36억원을 기록했고 SKC도 매출이 1.7% 증가에 그쳐 2백11억1천7백만원의 순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부진에다 환율급등에 따른 환차손 급증으로 재벌그룹 계열사들도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며 『아마 6백여개에 달하는 12월 결산사들의 전체 실적도 사상 최악의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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