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의 대가 미켈란젤로가 살아 있는 인간상을 조각하기 위해 인체를 해부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미켈란젤로의 일생을 그린 어빙 스톤 작(作) 「르네상스인 미켈란젤로」에는 병이나 나이들어 죽어간 사체를 모아 놓는 수도원에서 매일 밤마다 촛불 아래서 사체를 해부하는 미켈란젤로의 모습을 상세히 서술해 놓고 있다. 회화에 비해 조각을 상대적으로 미천한 분야로 여겼던 당시 사회에서 조각가로서의 사명감과 영혼을 불어넣을 수 있는 살아 있는 조각상을 창조하기 위한 미켈란젤로의 노력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장인정신을 이야기할 때면 항상 등장하는 것이 일본이다. 일본에는 몇 대에 걸쳐 칼을 만들고 우동을 만드는 집이 수천 군데에 이른다는 이야기를 흔히 듣는다. 자율이건 타율에 의해서 이루어졌든 간에 장인정신이 그 사회를 풍요케하고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된 것은 자명하다. 장인정신은 과거와 같이 예술가나 엔지니어 등과 같이 특별한 기술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공무원이나 기업가는 물론 일반 서민들이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예술가의 창작활동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숭고한 가치를 지닌다.
최근 경제위기를 맞으면서 어느 덧 우리 사회 밑바닥에는 알게 모르게 무기력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다소 시간이 지나면 경제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서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갑절의 노력과 의지 없이는 한번 수렁에 빠진 경제를 회복시키는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외면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 뼈아픈 시기를 겪고 있다. 총체적인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사회 각 분야에서 현실 인식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수밖에 별도리가 없다. 국민 모두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장인정신과 함께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존중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단지 금융시스템의 붕괴 탓으로 현실을 인식한다면 다시 한 번 곰곰히 따져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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